성경의 세계/성경토픽

성경에서 '선택'이 갖는 상징과 해설

파피루스 2025. 4. 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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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상징 해설 및 교훈: 선택

‘선택’이라는 주제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신학적 키워드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은 구원의 역사와 언약의 시작을 의미하며,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은 순종과 불순종, 생명과 사망, 축복과 저주의 분기점이 됩니다. 히브리어로 ‘선택하다’는 동사는 בָּחַר (바하르)이며, 헬라어로는 ἐκλέγομαι (eklegomai)로, 둘 다 능동적 결정과 구별된 지명을 뜻합니다. 본 글에서는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선택의 개념을 하나님의 선택, 인간의 선택, 구속사의 선택이라는 세 축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그 안에 담긴 영적 교훈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

아브라함과 이스라엘의 선택 (창세기 12장, 신명기 7장)

하나님의 선택은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람을 부르시는 장면에서 명확히 시작됩니다.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창 12:1). 아브람은 하나님의 선택을 통해 언약의 민족, 즉 구속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서 ‘보여 줄’이라는 히브리어 אַרְאֶךָּ (아르에카)는 미래 지향적이며, 하나님만이 그 방향을 결정하신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신명기 7:6-8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으로…”라는 표현에서, 바하르는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에서 비롯된 은혜의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인간의 조건이나 공로와 무관한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이 드러납니다.

제사장 나라로의 선택 (출애굽기 19:5-6)

출애굽기 19:5-6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십니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라는 구절에서, ‘소유’는 히브리어 סְגֻלָּה (세굴라)로, ‘특별한 보물’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친밀한 소유 관계를 강조하는 단어입니다. 이 선택은 거룩한 목적을 위한 구별이며, 동시에 언약의 책임을 수반하는 사명적 선택입니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선택

에덴동산에서의 선택 (창세기 2:16-17)

창세기 2장에서 인간은 선악과를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할 자유를 부여받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 2:17).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그 선택에는 결과가 따릅니다. 여기서 ‘죽으리라’는 히브리어 מוֹת תָּמוּת (모트 타무트)로 반복되는 구조이며, 이는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영적 단절을 포함한 확정적 결과를 의미합니다.

인간의 선택은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자유는 곧 책임이며, 하나님의 말씀과 분리될 경우 파괴적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여호수아의 고백과 백성의 결단 (여호수아 24장)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을 마친 후, 백성 앞에서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라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택하라’는 동사는 바하르로, 의지를 담은 분명한 결정을 뜻합니다. 이는 공동체적 신앙고백과 더불어, 각자의 삶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선언이 됩니다.

선택은 단지 지적인 수용이 아니라, 삶의 행동과 순종으로 이어지는 전인격적 응답입니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중립지대는 없음을 밝히며, 선택을 회피하는 것도 곧 불순종임을 분명히 합니다.


구속사 속의 선택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선택 (에베소서 1:4-5)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엡 1:4). 이 말씀은 신약에서 선택이 단지 이스라엘 민족에 국한되지 않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구속 공동체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사용된 헬라어 ἐξελέξατο (exelexato)는 '미리 의도적으로 선택하다'는 의미로,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선택을 나타냅니다.

이 선택은 거룩함과 흠이 없게 하려는 목적이 있으며(1:4), 양자의 명분을 얻게 하려는 예정(1:5)으로 이어집니다. 즉, 하나님의 선택은 구원 그 자체일 뿐 아니라, 구원 이후의 삶의 성화 과정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은혜입니다.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베드로후서 1:10)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벧후 1:10). 여기서 ‘굳게 하다’는 헬라어 βεβαίαν ποιεῖσθαι (bebaian poieisthai)로, 흔들리지 않게 확증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하나님의 선택은 단지 과거에 받은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믿음과 삶 속에서 확인되고 지속적으로 드러나야 할 현실입니다.

이 구절은 구원의 확신이 신자의 삶의 열매를 통해 증거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택하심은 우리를 수동적인 존재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순종하고 열매 맺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결론 정리

‘선택’은 성경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신학적 주제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스라엘을 택하셨고,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창세 전부터 선택하셨습니다. 이 선택은 무조건적인 은혜의 결과이며, 하나님의 주권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선택할 자유를 부여받았으며, 그 선택에는 항상 책임과 결과가 따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선택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며, 우리의 삶에 목적과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씀합니다. 또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선택은 계속되며, 하나님의 뜻을 좇는 선택은 항상 생명과 복으로 인도하게 됩니다.

‘선택’은 영적 숙명이자, 믿음의 여정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택하심 안에서 살아가며, 동시에 날마다 그분을 택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선택의 진정한 의미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신자들이 붙들어야 할 가장 깊은 신앙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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