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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세계/성경토픽

성경의 숫자 ‘1260’에 담긴 종말의 시련과 보호, 계시의 정한 시간

by 파피루스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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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드러나는 감추어진 경륜

성경에서 숫자 ‘1260’은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종말론적 시간 단위로, 문자적으로는 ‘42개월’,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 ‘삼 년 반’이라는 표현과 병행되며 상징적·계시적 의미를 지닙니다. 히브리어에서 ‘1260’은 수치로만 표현되며 특별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지만, 헬라어 ‘χίλιαι διακόσιαι ἑξήκοντα’(chiliai diakosiai hexēkonta)로 표기됩니다. 이 숫자는 단지 시간의 흐름이 아닌,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는 교회와 예언자적 증언이 대환난 속에서도 중단되지 않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계시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숫자의 신학적·종말론적 상징성과 계시 속 구조를 주해하며, 교회와 성도가 마지막 시대에 겪는 시련과 인내의 영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탐구합니다.

예언자의 사명과 두 증인의 1260일: 핍박 속에서 지속되는 증거

요한계시록 11장은 “두 증인”이 ‘1260일’ 동안 예언한다고 기록합니다:

“내가 나의 두 증인에게 권세를 주리니 그들이 굵은 베 옷을 입고 천이백육십일을 예언하리라” (요한계시록 11:3)

이 구절에서 ‘1260일’은 상징적 시간으로, 종말의 대환난 기간 동안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침묵하지 않고,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이 지속됨을 의미합니다. ‘굵은 베 옷’(σάκκοις, sakkois)은 회개와 슬픔, 금식의 상징이며, 이는 이 기간이 고난뿐 아니라 내적 회개의 시기임을 드러냅니다.

두 증인은 상징적으로 엘리야와 모세를 떠올리게 하며, 구약과 신약, 율법과 선지자, 권능과 중보, 심판과 구속의 이중성을 함축합니다. 이들은 ‘죽임을 당했다가 부활’하는데, 이는 교회가 세상에 짓밟히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하나님의 능력으로 회복된다는 종말론적 선언입니다.

‘1260일’은 따라서 시간의 구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가 어떻게 고난 속에서도 계속되고, 교회가 죽음을 넘어 부활에 이르는 구속의 여정 속에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 수치는 증언의 지속, 교회의 고난, 말씀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영적 좌표입니다.

광야에서 보호받는 여인과 교회의 이탈: 인내의 교회와 하나님의 보살핌

요한계시록 12장에서는 해를 입은 여인이 등장하여 남자아이를 낳고, 용에게 쫓겨 광야로 도망칩니다. 이 장면에서도 ‘1260일’이 다시 언급됩니다:

“그 여자가 광야로 도망하매 거기서 일천이백육십일 동안 그를 양육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이 있더라” (요한계시록 12:6)

여기서 ‘여인’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또는 교회를 상징하며, ‘광야’는 하나님의 보호와 훈련의 공간, 성별된 고립의 장소입니다. 구약의 출애굽 광야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교회가 환난의 시기에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특별한 돌보심 속에서 보호되고 자라나는 구속 공동체임을 암시합니다.

같은 장에서는 이 기간을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로도 묘사합니다(계 12:14). 이는 다니엘서 7장 25절과 12장 7절에서 반복되며, 상징적으로 ‘삼 년 반’ 즉, 불완전한 환난의 기간을 나타냅니다. ‘7’이 완전한 하나님의 시간이라면, ‘3.5’는 그 절반으로, 악의 통치가 제한되어 있으며, 영원하지 않다는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합니다.

‘1260일’은 이처럼 보호와 시련이 동시에 있는 기간이며, 교회는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완전히 면제되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결코 멸절되지 않습니다. 이 수는 교회의 생존이 아닌, 구속된 존재로서의 견인(preservatio sancta)을 선언합니다.

시간의 제한성과 심판의 구조: 다니엘서의 연속과 계시록의 완결

다니엘서에서 이 상징적 시간은 이미 예표적으로 제시된 바 있습니다. 다니엘 7장 25절은 “그가 때와 법을 고치고자 할 것이며 성도는 그의 손에 붙임 바 되어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지내리라”고 말합니다. 이 구절에서의 ‘한 때(עֵדָן, ʿêdān)와 두 때, 반 때’는 총 3.5년, 즉 1260일과 병행되는 종말의 고난기입니다.

다니엘 12:11–12는 보다 구체적인 시간 구조를 언급합니다:

“매일 드리는 제사를 폐하며 멸망하게 할 가증한 것을 세울 때부터 일천이백구십일이 있을 것이요 복 있는 자는 기다려서 일천삼백삼십오일까지 이르는 자니라”

여기서 ‘1290일’과 ‘1335일’은 1260일과 연결되는 변주이며, 하나님의 인내, 시련의 연장, 회복의 시간 차이를 상징합니다. 이처럼 종말론적 시간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계시의 시간’(kairos)이며, 신자의 인내와 경건, 구속사의 완성을 위한 준비된 시기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1260’은 다니엘서에서의 예언이 요한계시록에서 구체적으로 성취되는 구조 속에서 위치하며, 시간의 제한성, 악의 통치의 종결성, 그리고 하나님의 구속 주권이 집약된 종말론적 상징입니다. 신자는 이 수치를 통해 종말의 환난이 무한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경륜은 결코 미루어지지 않음을 믿음으로 확신하게 됩니다.

마무리

숫자 ‘1260’은 성경 안에서 단순한 날짜 계산이 아니라, 종말론적 고난과 보호, 증언과 인내, 회개와 회복이 교차하는 계시의 시공간으로 작동합니다. 두 증인의 사명, 여인의 피신, 성도의 인내는 모두 이 수치를 중심으로 배열되며, 이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정해진 ‘감춰진 때’입니다. ‘1260’은 하나님께서 구속사를 마무리하시기까지 주신 제한된 시련의 시간이며, 신자는 이 수치를 두려움이 아닌 소망과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 나라의 승리와 재림의 완성이라는 궁극적 결론을 향해 소망 가운데 전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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