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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행전

누가복음 강해 4장 시험받으신 메시아

by 파피루스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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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받으신 메시아, 고난의 길을 열다

누가복음 4장은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며 사탄의 시험을 받으시고, 나사렛 회당에서 말씀을 선포하시며 배척당하시는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장은 예수님이 단순한 인간 교사가 아니라, 구속사를 이루기 위해 철저히 고난과 대결을 감내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합니다. 광야의 시험은 십자가의 전조이며, 회당에서의 거절은 골고다를 향한 여정의 첫걸음입니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구속사를 위한 필연적인 여정으로 이어집니다.

광야에서의 시험: 십자가를 향한 첫 고난

성령에 이끌리신 예수님은 광야에서 사십 일을 금식하신 후, 사탄의 시험을 받으십니다. 이 장면은 에덴동산에서 실패한 인간의 대표성, 그리고 출애굽 후 광야에서 실패한 이스라엘을 예수님께서 다시 감당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배고픔, 권력, 보호에 대한 유혹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탄의 간계를 이기십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말씀은, 물질적 결핍이 아닌 말씀에 의지하는 생명의 본질을 가르쳐줍니다. 이는 장차 예수님께서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시고, 자신의 육적 고통을 감내하실 십자가 사건을 예고하는 신앙의 선언입니다.

사탄은 세상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보여주며 경배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호하게 거절하시며, 하나님만을 섬기겠다고 선포하십니다. 이 권력에 대한 거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조차 자신을 구원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거절하시고, 종의 모습으로 끝까지 복종하신 메시아의 겸손을 미리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마지막 시험 역시, 십자가에서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내려오라"는 조롱과 평행을 이룹니다. 예수님은 이 시험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물리치며, 십자가에서 자신을 낮추실 순종의 왕이심을 드러냅니다. 광야의 시험은 단지 공생애 전의 의례가 아니라, 십자가까지 이어지는 고난의 첫 관문이었습니다.

나사렛 회당에서의 선포와 거절: 배척당하신 구속자

예수님께서 나사렛 회당에서 이사야의 예언을 읽으신 장면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그분은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로 시작하는 이사야 61장의 말씀을 읽으시고,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고 선언하십니다. 이는 예수님 자신이 고난받는 종으로서 이 예언을 성취하는 메시아이심을 밝히는 선언입니다.

처음엔 모든 사람들이 그 말씀에 놀라워합니다. 그러나 이내 예수님이 고향 사람들의 기대를 거스르는 말씀을 하시자, 사람들은 분노하고 배척합니다. "이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라는 말은, 예수님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기적을 구했지만, 예수님은 선지자 엘리야와 엘리사 시대를 예로 들며, 하나님의 은혜가 이방인에게도 주어졌음을 선언하십니다.

이 발언은 고난의 서막을 엽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산 낭떠러지로 끌고 가 죽이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 사이를 지나 자신의 길을 가십니다. 이는 메시아로서의 사명이 대중의 인기와 지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절과 고난, 죽음을 통해 성취된다는 복음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고향에서 배척받는 경험을 통해, 장차 유대 종교 지도자들과 군중들에 의해 배척당하고, 십자가에 내몰리실 자신의 길을 미리 보여주십니다. 구속사의 길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거절과 외면, 고통 속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가버나움의 사역과 영적 전쟁: 고난 가운데 드러나는 권세

나사렛에서의 배척 이후, 예수님은 가버나움으로 이동하셔서 가르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며 병자를 고치십니다. 이 장면은 예수님의 권세 있는 말씀과 행동이 고난을 피하려는 목적이 아닌, 고난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나라의 실체임을 보여줍니다.

귀신들린 자가 회당에서 소리치며 예수님을 "하나님의 거룩한 자"라고 부를 때, 예수님은 그를 꾸짖어 귀신을 쫓아내십니다. 이는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시는 구속자이심을 나타내는 사건입니다. 장차 십자가에서 사탄의 머리를 짓밟을 승리를 예고하며, 메시아는 고난 속에서도 악의 세력을 정면으로 대면하시는 분이심을 보여줍니다.

또한 시몬의 장모와 병든 자들을 치유하시는 장면은, 예수님의 고난이 단지 육체적 고통의 체험이 아니라,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하시고 그들의 짐을 대신 지시는 구속적 동행임을 보여줍니다. 병을 고치신다는 것은 단지 치유가 아니라, 인간의 연약함을 짊어지신다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날이 밝자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십니다. 이 장면은 고난 앞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순종하는 삶을 선택하시는 예수님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기도로 준비하신 그 길은 십자가까지 이어지는 순종의 길이었습니다.

마무리

누가복음 4장은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됨과 동시에, 구속사의 길이 곧 고난의 길임을 선포합니다. 광야에서의 시험, 회당에서의 배척, 귀신과 병든 자들과의 싸움—all 이 모든 장면은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장차 예수님께서 감당하실 십자가의 고난을 향한 상징적 여정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시험과 거절, 대결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향해 흔들림 없이 걸어가십니다. 이 장을 통해 우리는 고난주간의 예수님을 더 깊이 이해하며, 그분의 고난이 결코 실패가 아닌, 구속의 길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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