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을 부르시는 메시아, 고난으로 이루는 구속
누가복음 5장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부르시고 병든 자와 죄인을 치유하시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이는 단지 기적의 연속이 아니라, 죄와 죽음 아래 있던 인류를 구속하시기 위한 예수님의 사역이 어떻게 고난을 통해 완성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구속사의 본보기입니다. 이 장에는 제자를 부르시고, 나병환자를 고치시고, 중풍병자와 세리 레위를 부르시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이 모든 장면은 하나의 동일한 메시지를 향해 흐릅니다. 바로, 메시아 예수께서 기꺼이 고난을 짊어지고,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시는 구속의 길에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 고난의 행보는 단지 개인적인 헌신이 아닌, 하나님의 구속사 전체의 전개 안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깊은 데로 가라: 제자의 부르심과 순종의 길
예수님은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시몬 베드로와 어부들을 만나십니다. 밤새 수고했으나 얻은 것이 없는 그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인간의 경험과 이성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이지만, 시몬은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라며 순종합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물이 찢어질 만큼 고기가 잡혔고, 동료 배까지 불러야 했습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은 그 순간 시몬의 고백이었습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이 고백은 단순히 경외심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죄를 직면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그런 시몬에게 두려워 말라고 하시며, 이제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라고 부르십니다. 이는 단순한 직업 전환의 의미를 넘어, 제자로서의 부르심이며, 고난에 동참할 사명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시몬과 동료들은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릅니다. 이는 단순히 재산을 버린 것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바꾸는 결단이었습니다. 이제 그들의 인생은 예수님과 함께하는 여정, 곧 고난과 십자가를 향한 길 위에 놓이게 됩니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며, 자신을 부인하고 날마다 십자가를 지는 삶을 택하는 것임을 이 장면은 말없이 보여줍니다.
손을 내밀어 만지신 그분: 나병환자와 고난의 동행
이어지는 장면은 나병환자의 등장이며, 이 사건은 예수님의 사역의 깊이를 매우 강하게 드러냅니다. "주여 원하시면 나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이 말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예수님께 대한 깊은 신뢰와 믿음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에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만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이 손을 내미신 행위는 단순한 육체적 접촉이 아닙니다. 율법에 따르면 나병환자는 접촉 자체가 부정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의 경계와 사회의 배제를 넘어서, 고난의 자리로 자신을 던지십니다. 이는 단지 치유가 아니라, 죄와 수치, 사회적 격리의 자리에 계신 자와 함께하시는 메시아의 사랑을 드러냅니다.
그가 손을 대신 것은 장차 자신이 모든 인류의 죄를 짊어지기 위해 십자가에서 고난당하실 사랑의 선포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고난받는 자의 자리에 오셔서 그들의 손을 잡으시며, 새로운 정결함과 회복의 길을 여십니다. 고난을 함께 짊어지시는 메시아의 형상은 이 짧은 장면에서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침상째로 용서를 받은 자: 중풍병자와 죄 사함의 권세
사람들이 중풍병자를 침상에 실어 예수님께 데려오는 장면은, 인간의 간절한 믿음과 예수님의 구속사적 권세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인파로 인해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자, 사람들은 지붕을 뚫고 그를 달아내립니다. 이 창의적인 믿음을 예수님은 기뻐하시며, 환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이 선언은 주변의 종교 지도자들에겐 충격이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죄를 사할 수 있는데, 한 인간이 감히 그런 권한을 선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중풍병자를 일으키심으로 자신의 권세를 증명하십니다. 이는 단지 기적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죄와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는 구속의 주권을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이 사건은 장차 예수님이 모든 죄인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실 고난을 예고합니다. 중풍병자의 침상은 죄의 무게, 절망의 무게를 상징하며, 예수님은 그 무게를 짊어지신 채 십자가로 향하십니다. 이는 죄 사함이란 단어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고난이라는 대가를 동반한 은혜임을 보여줍니다.
세리 레위를 부르시다: 죄인을 위한 잔치
예수님은 세관에 앉아 있던 세리 레위를 부르십니다. 레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님을 따릅니다. 이는 놀라운 장면입니다. 당대 세리는 배신자, 탐욕스러운 자, 죄인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레위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레위는 기쁨으로 예수님을 위해 잔치를 열고, 많은 죄인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이 장면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비난하지만, 예수님은 단호히 선언하십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 이는 메시아의 사명이 죄인을 구속하는 것에 중심이 있음을 밝히는 말씀입니다.
이 잔치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구속의 기쁨이 폭발하는 현장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그 삶의 자리로 들어가십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고난의 여정을 시작하십니다. 이는 장차 십자가에서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라며, 죄인을 위해 자신을 드리시는 예수님의 사랑과 동일한 흐름 안에 있습니다.
마무리
누가복음 5장은 단지 한 장의 기록이 아니라, 구속사의 심장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부르시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죄인을 잊지 않으시고 그들의 삶 한복판에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은 고난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십자가의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예수님은 깊은 데로 불러내시고, 부정한 자에게 손을 대시며, 죄 사함을 선포하시고, 죄인들과 함께 잔치를 베푸십니다. 모든 장면은 단순한 은혜의 행위가 아니라, 고난으로 이루어지는 구속의 역사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 속에서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고난 속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을 바라보며, 예수님과 함께 걷는 제자의 길을 결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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