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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역사서/사사기

사사기 14장 강해

by 파피루스 202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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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4장 주해

 

개요

사사기 14장은 삼손의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주는 장으로, 삼손이 블레셋 사람과 결혼을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을 겪게 되는 내용을 다룹니다. 이 장에서는 삼손의 나실인으로서의 특별한 부르심과 그의 개인적 욕망, 그리고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교차하는 복잡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삼손의 행동들은 겉으로는 자신의 욕망을 따라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뒤에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계획이 담겨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1. 삼손의 블레셋 여인과의 결혼 요구 (14:1-3)

"삼손이 딤나에 내려가서 거기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고..." (삿 14:1)

 

삼손이 처음 등장한 이 장에서 그는 이스라엘의 적인 블레셋 사람 중에서 한 여인을 보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부모에게 말합니다. 이 구절에서 사용된 "내려가다"(יֵּרֶד)라는 히브리어 표현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삼손의 영적 상태가 하향세로 접어들었음을 암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구별된 나실인으로서의 부르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명하신 이방인과의 결혼 금지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가 부모에게 이르되 내가 딤나에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았사오니 이제 그를 내 아내로 삼게 하소서 하매" (삿 14:2)

 

삼손은 자신의 눈에 든 블레셋 여인을 아내로 삼고 싶다고 부모에게 요구합니다. 이때 그가 말한 "내 눈에 맞으니"(כִּי־הִיא יָשְׁרָה בְעֵינָי)라는 표현은 그의 결혼 결정이 영적이나 도덕적 기준보다는 외적인 매력과 욕망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의 율법은 이방인과의 결혼을 금지했지만, 삼손은 그 율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감정에 따라 행동합니다.

삼손의 부모는 그의 요구에 놀라며, 왜 이스라엘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찾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이스라엘의 딸들 중에 아내를 얻지 아니하였느냐"(כִּי־הִשְׁתָּה בַּבְּנוֹת יִשְׂרָאֵל)라는 부모의 질문은 그가 이스라엘의 율법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들과 구별된 삶을 살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삼손은 자신의 욕망을 우선시하여 부모의 조언을 무시하고 결혼을 강행합니다.

 

2. 하나님의 숨겨진 계획 (14:4)

"그의 부모가 이 일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으니 이는 삼손이 그때에 블레셋 사람을 치려고 기회를 삼음이었더라." (삿 14:4)

 

이 구절은 삼손의 결혼 요구와 행동이 겉으로는 개인적 욕망에 의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삼손의 부모는 이 일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삼손의 행동을 통해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억압에서 구원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고 계셨습니다.

 

"여호와께로부터"(מֵיְהוָה)라는 표현은 삼손의 개인적 결정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은 40년 동안 블레셋의 압제 아래 있었고, 하나님은 삼손을 통해 블레셋을 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십니다. 삼손의 결혼은 그 자체로는 하나님의 율법에 반하는 결정일 수 있지만, 하나님은 이 사건을 사용하셔서 그의 구속 계획을 이루어가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실패와 욕망조차도 그의 계획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삼손과 사자의 싸움 (14:5-6)

"삼손이 그의 부모와 함께 딤나에 내려갔더니 딤나의 포도원에 이르러 젊은 사자가 그를 향하여 으르렁지지른지라" (삿 14:5)

 

삼손이 딤나로 가는 길에 포도원에서 젊은 사자가 그를 공격합니다. 여기서 "포도원"(כֶּרֶם)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나실인은 포도주와 포도나무에 가까이 가서는 안 되었지만, 삼손은 포도원으로 들어가는 등 나실인으로서의 규율을 어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니 그가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음같이 쉽게 찢었으나..." (삿 14:6)

 

삼손이 사자를 찢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개인적인 능력이 아닌, "여호와의 영"(ר֥וּחַ יְהוָ֖ה)이 그에게 임하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임하다"(תִּצְלַ֧ח)라는 히브리어 동사는 강력하고 즉각적인 능력을 부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삼손이 자신의 힘으로 사자를 죽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셨음을 강조합니다. 이 장면은 삼손의 물리적 힘이 단지 개인적인 특성이 아닌,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자를 찢은 후에도 삼손은 부모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삼손이 나실인으로서 부정한 것에 접촉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나실인 규율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규율보다는 자신의 욕망과 행동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4. 꿀과 수수께끼 (14:7-14)

"얼마 후에 삼손이 그 여자를 맞이하려고 그리로 내려갔다가 그 사자의 주검을 보니... 그 주검 속에 벌떼와 꿀이 있는지라" (삿 14:8)

 

며칠 후, 삼손이 다시 딤나로 내려갔을 때, 그는 자신이 찢어 죽인 사자의 시체 속에서 벌떼와 꿀을 발견합니다. 삼손은 그 꿀을 가져다가 부모에게 주지만, 부모에게 그 꿀이 사자의 시체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사자의 주검"(מַפְלָתָה)이라는 표현은 삼손이 나실인으로서 부정한 것에 접촉했음을 상징합니다. 나실인은 부정한 것, 특히 죽은 시체에 접촉하는 것을 금지당했지만, 삼손은 이 규율을 어기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너희에게 수수께끼를 내리니" (삿 14:12)

 

삼손은 결혼 잔치에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냅니다. 수수께끼는 그가 사자와 벌떼, 그리고 꿀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는 그의 신체적 힘과 하나님의 능력이 결합된 사건을 반영합니다.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습니다.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다" (삿 14:14)

 

이 수수께끼는 사자의 시체에서 꿀이 나온 사건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블레셋 사람들은 이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 수 없었고, 결국 삼손의 아내를 협박하여 답을 알아내려고 합니다. 이것이 수수께끼인 이유는 삼손이 혼자서 경험한 것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그것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삼손의 수수께끼는 단지 사자의 시체에 꿀이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이 사울에 임하자 사람으로 할 수 없는 괴력을 발휘했다는 것이고, 바로 그 사실이 하나님의 말씀의 비밀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꿀은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5. 삼손의 아내의 배신과 폭력적 복수 (14:15-20)

"제 칠일에 그들이 삼손의 아내에게 이르되 네가 네 남편을 꾀어 그 수수께끼를 우리에게 알려 달라..." (삿 14:15)

 

삼손의 아내는 블레셋 사람들의 협박에 못 이겨 삼손에게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내고, 그것을 블레셋 사람들에게 말해줍니다. 삼손은 자신이 배신당한 것을 깨닫고 분노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행하는 모습은 사단의 교묘화 술수와 같습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자 삼손의 아내를 협박?하기까지 합니다.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니... 그가 그들을 죽이고..." (삿 14:19)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나님의 영의 능력을 다시 받습니다. 그는 아스글론으로 내려가 30명의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그들의 옷을 벗겨 수수께끼의 상으로 주었습니다. 이 사건은 삼손이 자신의 개인적인 분노와 배신감을 풀기 위한 수단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사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삼손의 아내는 삼손이 떠난 후 블레셋 사람에게 다시 주어지며, 이는 삼손의 분노와 복수의 불씨를 남기는 결과를 낳습니다.

 

결론

사사기 14장은 삼손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계획을 이루어 가시는지를 보여줍니다. 삼손은 나실인으로서 구별된 자였지만, 그의 행동은 개인적인 욕망과 충동에 의해 지배되었으며, 이는 그가 나실인으로서의 의무를 온전히 수행하지 못했음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삼손의 실패와 실수를 통해서도 그의 구속 계획을 이루셨습니다. 이 장은 삼손의 강력한 신체적 힘이 단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구였으며, 삼손을 통해 하나님이 블레셋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하셨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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