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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역대상 14:1 - 14:17 묵상

by 파피루스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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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로부터 세움을 받은 다윗, 진정한 왕의 길

역대상 14:1-17은 다윗이 왕으로서 세워지는 권위와 영향력의 확장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두로 왕 히람과의 동맹, 아들들의 출생, 그리고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통해, 하나님께서 다윗과 함께 하신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내용은 단지 정치적 안정이나 군사적 성공을 넘어, 하나님의 주권 아래 다윗의 삶이 구속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는 성도들에게 본문은, 우리 삶에 임하는 하나님 중심의 인도하심, 승리의 조건, 하나님의 방법을 따라 사는 삶의 중요성을 교훈합니다.

하나님의 세우심을 경험하는 다윗의 확신 (14:1-2)

본문은 두로 왕 히람이 다윗에게 보내는 조공과 궁궐 건축으로 시작됩니다. 히람은 백향목과 석공, 목수를 보냅니다. 이것은 단지 외교적 동맹이 아니라, 열방이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를 인정하기 시작하는 구속사적 전환점을 암시합니다. 백향목(אֶרֶז, erez)은 구약에서 종종 거룩한 건축에 사용되는 목재로, 성전 건축에도 쓰이는 재료입니다. 이는 다윗 왕권이 단순한 세속 권력이 아닌, 거룩한 목적을 위한 것임을 상징합니다.

이후 2절은 다윗의 내면적 확신을 보여줍니다. "여호와께서 자기를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신 줄을 알았으니"라는 말은 다윗의 왕권이 자기 스스로의 능력이나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믿음을 반영합니다. 여기서 "세우다"는 히브리어 נָשָׂא (nasa)로, 높이 들다, 들어 올리다는 의미입니다. 다윗은 자기가 높아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을 들어올리셨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하나님께 쓰임받는 자가 갖추어야 할 내면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사람의 손에 의해 시작된 일이 아닌, 하나님의 부르심과 세우심을 믿는 신앙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정당화하려 하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 거할 때 가장 안정된 정체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람의 방식과 하나님의 방식 사이에서 (14:3-7)

이 구절은 다윗이 더 많은 아내를 취하고 아들들을 낳는 장면입니다. 본문은 아들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의 가문이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기록합니다. 이는 고대 근동 사회에서 왕권의 강화와 안정성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장면에는 내면적 긴장도 존재합니다. 다윗의 다처 행위는 신명기 17:17에서 왕에게 경고한 내용, 즉 "아내를 많이 두지 말 것"이라는 율법과 긴장 관계에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더 많은 아내를 취하다"는 표현은 לָקַח נָשִׁים (laqach nashim)이며, 이 문맥에서는 왕의 권력 사용을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방식과 하나님의 방식이 때로 충돌할 수 있음을 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이지만, 그의 삶은 완전하지 않으며, 인간적 취약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는 다윗이 메시아의 예표이지만, 궁극적인 메시아가 아님을 드러냅니다. 진정한 왕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는 인간적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신 분입니다. 이 장면은 구속사적으로 다윗의 가문을 통해 메시아가 오실 것을 암시하는 동시에, 그 가문조차도 은혜 없이는 설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오늘 우리도 사역과 삶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종종 인간적 계산과 세속적 방식에 기대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이 본문은 그러한 경계심을 일깨워 주며, 은혜로 부름받았음을 늘 기억하고 깨어있으라고 교훈합니다.

하나님의 응답과 전쟁의 승리, 기도의 우선순위 (14:8-17)

블레셋이 다윗이 왕으로 기름부음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치러 올라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왕권이 세워질 때 항상 외적 저항이 따름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윗의 대응입니다. 그는 즉시 하나님께 묻습니다. 10절에서 "다윗이 하나님께 물어 이르되"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שָׁאַל (sha'al)로, '간절히 구하고 의지하여 묻는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다윗 왕권의 영적 정당성을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분명하게 응답하십니다.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넘기리라"는 약속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전쟁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선언합니다. 실제로 다윗은 바알브라심에서 승리하며, 그곳 이름을 "돌파의 주"라는 뜻으로 명명합니다. "돌파하다"는 히브리어 פָּרַץ (parats)로, 강력한 힘으로 무너뜨리다, 뚫고 나가다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님은 그분을 의지하는 자에게 반드시 길을 여시며, 대적을 돌파하게 하십니다.

다윗은 두 번째 전쟁에서도 다시 하나님께 묻습니다. 이번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싸우지 말고, 뽕나무 위로 여호와의 군대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때 나아가라는 응답을 받습니다. 이는 전쟁의 방식조차도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하나님은 동일한 전쟁에도 다른 전략을 사용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을 '공식'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의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응답을 구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다윗은 이 전쟁에서도 승리하며, 하나님의 이름이 열방 가운데 전파됩니다. 진정한 승리는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신앙의 싸움은 나의 명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전장입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승리할 때, 그 결과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결론: 하나님의 세우심, 기도 속에 이뤄지는 통치

역대상 14장은 다윗이 하나님께로부터 온전한 왕으로 세워지는 과정을 기록하면서, 인간의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다스려야 함을 가르칩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외적 성공보다 그의 내면의 중심을 보시고, 그가 기도하는 왕으로 설 때마다 응답하시며 함께하십니다. 다윗은 실수도 하고, 인간적 연약함도 있지만, 그의 중심에 하나님을 향한 의지가 있었기에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하나님이 세우신 자리에서, 세상의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기도하며 살아갈 때 참된 통치와 영향력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의 돌파는 오늘도 기도하는 자에게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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