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 아브라함의 부르심과 순종 (히브리서 11:8)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히브리서 11:8)
히브리서 11장은 성경이 말하는 믿음의 초상화를 그립니다. 그 가운데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특별히 돋보입니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여정을 통해 순종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삶으로 보여줍니다. 히브리서 11:8은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여정은 단순히 땅의 이동이 아니라, 믿음의 발걸음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내면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부르심과 순종의 시작
아브라함은 고향이었던 갈대아 우르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당시 그는 이미 75세,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가족과 친척, 익숙한 환경 속에서 그는 평온한 노년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목소리는 그 평온함을 흔들어 놓습니다. 하나님은 "너는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창세기 12:1)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부르심은 명확한 약속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요구했습니다. 하나님은 그가 어디로 가야 할지 구체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이라는 막연한 표현만 주어졌습니다. 여기서 아브라함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떠날 준비를 합니다. 그의 순종은 즉각적이었고,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믿음의 본질: 보지 못하는 것을 따라 나아감
히브리서 기자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이는 믿음의 본질을 잘 드러냅니다. 믿음은 보이는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구체적인 목적지나 미래의 그림을 알지 못한 채로 하나님을 신뢰하며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흔히 확실한 것을 원합니다. 가야 할 방향이 분명할 때 안심하고, 결과가 보장될 때 행동에 옮깁니다. 하지만 믿음은 그런 안정감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말씀이 진리임을 알기 때문에 순종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아브라함은 이 믿음의 본질을 가장 분명히 보여 준 인물입니다.
순종의 대가: 익숙한 것을 떠남
아브라함의 순종은 대가를 동반했습니다. 그는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지리적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자신이 의지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을 뜻합니다. 그가 속해 있던 문화, 안정된 생활, 가족과의 관계를 뒤로하고 전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적으로 큰 두려움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직면한 상황은 우리가 신앙 생활을 하며 겪는 갈등과 유사합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에게 익숙하고 안전한 곳에서 벗어나기를 요구하십니다. 우리의 안락함, 물질적인 안정, 인간적인 관계조차도 때로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때 우리는 두려움과 의문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할 수 있는지 시험받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그 시험을 믿음으로 이겼습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믿음의 확신
아브라함의 믿음이 빛나는 이유는, 그가 하나님의 약속을 단순히 미래의 소망으로만 여긴 것이 아니라, 이미 그것이 이루어진 것처럼 확신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창세기 12:2)라고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아브라함은 자녀가 없었고, 아내 사라 또한 불임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그 약속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능력과 신실하심을 믿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연약함이나 불가능한 상황을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나님이 약속을 이루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갔습니다. 히브리서 11:1의 정의대로,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였습니다.
믿음의 순종이 주는 교훈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도전을 줍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 부르심은 우리가 현재의 삶의 자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뜻을 따르라는 명령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처럼 알지 못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여정에는 항상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동반됩니다.
우리의 믿음은 순종으로 증명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행동했기에 그의 믿음이 드러났습니다. 야고보서 2:17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믿음은 단순히 머릿속에서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야 하는 행동입니다.
결론: 믿음의 여정에 동참하기
히브리서 11:8의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믿음의 길을 걸으라는 초대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야 할 때, 하나님의 뜻이 불분명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셨다면, 그분은 반드시 그 길을 책임지십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보이는 것을 따라가려는 우리의 본능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여정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걷고 있는 믿음의 길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부르심을 주십니다. 우리가 직면한 도전 속에서 아브라함처럼 순종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은 그 여정을 통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도 결국 "아브라함의 믿음"처럼 하나님 앞에서 증거로 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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