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한 은혜와 하나님이 지키시는 나라
역대상 19:1부터 20:8까지는 다윗과 암몬 자손 사이에 일어난 전쟁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다윗이 은혜를 베풀고자 하는 평화의 제스처로 시작되지만, 그것이 오해와 모욕으로 되돌아오며 결국 전쟁으로 확대됩니다. 그러나 이 전쟁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은 분명히 드러나고, 다윗과 그의 용사들은 승리를 거듭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갑니다. 이 본문은 인간의 오만과 하나님의 신실하심 사이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이 반응해야 하는지를 교훈하고, 그리스도의 통치를 예표하는 구속사적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거절된 호의, 모욕으로 바뀐 평화의 손길 (19:1-9)
19장 1절에서 암몬 자손의 왕 나하스가 죽고 그의 아들 하나운이 왕이 됩니다. 다윗은 과거 나하스가 자신에게 베푼 은혜를 기억하며 조문 사절을 보냅니다. "은총을 베풀고자 하여"(2절)의 표현은 히브리어 חֶסֶד (hesed)로, 언약적 신실함과 사랑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다윗은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닌, 하나님 백성의 성품을 따라 은혜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운의 신하들은 그것을 전쟁을 위한 정탐으로 오해하고 조문 온 사자들의 수염을 절반 깎고, 그들의 옷을 엉덩이까지 자르는 치욕을 가합니다. 이는 당시 고대 사회에서 극심한 수치와 모욕을 뜻하며, 사자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하나운의 행동은 선의의 손길을 오만하게 거절한 죄악이며, 이는 곧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선한 의도와 은혜가 오해되거나 거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하나님의 주권을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중심을 아시며, 그분이 직접 그 은혜를 열매 맺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믿음의 진영 (19:10-19)
암몬 자손은 다윗의 분노를 두려워하여 아람 군대를 고용합니다. 그들은 거대한 병력을 앞세워 이스라엘과 맞섭니다. 이때 다윗은 요압과 아비새 형제를 통해 전쟁을 지휘하게 합니다. 요압은 적의 포위 상황 속에서 형제와 역할을 분담하며 싸움을 준비합니다. 13절의 고백은 요압의 신앙을 잘 드러냅니다.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 이는 인간의 전략을 넘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아람과 암몬의 연합을 모두 물리치며 승리합니다. 이는 단순한 병력의 우위가 아닌,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하셨기 때문입니다. 14절에서 "그들이 도망하였더라"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전쟁의 두려움을 상대에게 부으셨음을 시사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대적하는 자들을 스스로 흩으시는 분입니다.
아람 군대는 결국 항복하며 이스라엘을 섬기게 되고, 암몬 자손과는 다시는 연합하지 않게 됩니다(19절).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세우시며, 언약 백성에게 승리를 주시는 구속사적 상징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승리는 세상의 힘이나 숫자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철저히 순복하는 데 있다는 진리를 우리는 다시금 확인합니다.
왕들의 멸망과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통치 (20:1-8)
20장은 다윗이 암몬 자손을 완전히 정복하는 장면과 거인들과의 싸움에서 얻은 승리를 요약적으로 보여줍니다. 1절에서 다윗은 전쟁의 계절인 봄에 군대를 보내고, 요압은 암몬의 수도 랍바를 포위합니다. 하지만 정작 다윗은 예루살렘에 머무릅니다. 이 구절은 사무엘하 11장의 다윗의 타락과 연결되며, 역대기는 이를 의도적으로 생략하고 전쟁의 승리만을 기록합니다.
결국 다윗은 랍바로 나아가 왕의 머리에서 보석이 달린 금 면류관을 빼앗고, 그 면류관을 자기 머리에 씁니다. 이는 하나님의 왕이 이방의 권세를 넘어서는 상징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이 왕관을 쓴 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만왕의 왕으로 열방 위에 군림하실 구속사적 그림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4절부터는 블레셋의 거인들과의 전투가 이어집니다. 이들은 골리앗의 형제들과 같은 거인족이며, 다윗과 그의 용사들은 이들을 물리칩니다. 이 장면은 단지 무용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불가능해 보이는 대적들을 무너뜨리신다는 구원의 상징입니다. 특히 7절에서 “그가 다윗의 형 시므이의 아들 요나단에게 죽으매”라는 구절은, 다윗의 가족과 후계자들도 동일한 믿음의 싸움을 감당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승리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유산입니다. 다윗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한 사람들, 그를 따르는 자들도 하나님께서 동일하게 사용하십니다. 우리도 이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승리를 이어가는 믿음의 용사로 부름받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 은혜가 거절될 때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의 나라를 세우신다
역대상 19장과 20장은 인간의 거절과 하나님의 승리가 교차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윗의 선한 의도는 오해받고 모욕당하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상황을 다스리시고 결국 다윗의 손을 들어주십니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교만은 스스로 무너지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높임을 받습니다. 전쟁의 승리는 다윗의 용맹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있었으며, 그 손은 지금도 믿음의 사람들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기도, 우리가 세우려는 관계, 우리가 걸어가는 사명의 길이 때로 모욕당하거나 왜곡될지라도, 하나님의 언약은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확신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의 통치를 따라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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