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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역대상 21:18 - 21:30 묵상

by 파피루스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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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자리, 은혜의 제단을 쌓다

역대상 21:18-30은 전염병으로 인한 심판이 멈추는 결정적 전환점이자, 다윗이 제단을 쌓는 구속사적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은 하나님의 지시로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제단을 세우는 과정을 기록하며, 인간의 회개와 순종, 그리고 하나님의 긍휼이 만나는 거룩한 장소가 어떻게 세워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후에 성전이 세워질 장소의 기원이 되며, 중보자와 희생 제사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은혜의 사건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회개의 자리에서 순종으로 나아가 제단을 쌓아야 할 것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다윗의 순종 (21:18-19)

하나님은 선지자 갓을 통해 다윗에게 명령하십니다. 18절은 “여호와의 사자가 가드에게 명령하여 다윗에게 이르시되 다윗은 올라가서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올라가라”는 히브리어 עלה (alah)는 단순한 물리적 상승을 넘어 영적 헌신과 순종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명령은 회개한 다윗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긍휼의 길입니다. 회개로 끝나지 않고, 이제는 순종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회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다윗은 즉시 반응합니다. 19절에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갓의 말을 따라 올라갔더라”고 기록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전적인 순종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진정한 회개는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회복의 길을 제시하시며, 우리는 그 길 위에 서는 자로 살아야 합니다.

희생을 감수한 예배, 참된 제단 (21:20-25)

다윗은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 도착합니다. 오르난은 천사를 보고, 두려워하며 아들들과 함께 숨었습니다. 이 장면은 하나님의 임재가 임한 장소에서 인간이 느끼는 경외를 보여줍니다. 다윗이 나타나자 오르난은 경의를 표하며 타작 마당을 헌납하겠다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다윗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값을 주고 사리니, 값없이는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겠노라"(24절).

이 구절은 다윗의 신앙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값없이 드리지 않겠다’는 선언은 예배란 반드시 헌신과 희생을 수반해야 한다는 원리를 가르쳐 줍니다. 여기서 '값'은 히브리어 שֶׁקֶל (shekel)로 구체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는 단위입니다. 다윗은 실제 돈, 즉 금 600세겔을 지불하여 타작 마당과 주변을 매입합니다.

신약적으로 이는 값없이 받은 은혜가 사실은 그리스도의 생명의 대가 위에 세워졌음을 상기시킵니다. 예수님의 희생은 결코 값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윗의 고백은 오늘 우리의 예배가 편안하고 값싼 감정 위에 세워지지 않도록 경고합니다.

진정한 제단은 대가를 지불한 자리, 헌신이 있는 자리에 세워집니다. 이 제단에서 하나님은 기쁘게 제사를 받으시고 긍휼을 베푸십니다.

제단 위에 임하신 응답, 하나님의 임재 (21:26-30)

다윗은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립니다. 26절에서 “여호와께서 하늘에서부터 불을 내려 번제와 화목제에 응답하시고”라고 기록됩니다. 불은 하나님의 임재와 응답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레위기 9:24에서도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제단 위의 번제를 불사름으로써 하나님이 그 제사를 받으셨음을 나타냅니다.

이 하나님의 응답은 다윗의 회개와 순종, 헌신이 진실되었음을 보여주는 하늘의 표지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전염병을 멈추는 전환점이 됩니다. 27절은 “여호와께서 천사에게 명령하사 칼을 칼집에 꽂게 하시니라”라고 기록합니다. 징벌의 끝은 예배로부터 시작됩니다. 회개에서 순종으로, 순종에서 예배로, 예배에서 하나님의 긍휼로 이어지는 놀라운 구속사적 연결이 본문 속에 드러납니다.

28절에서 다윗은 여호와께서 응답하신 그 제단을 여호와의 성소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29-30절은 의미심장하게 마무리됩니다. 모세의 성막은 기본기브온에 있었지만, 다윗은 그곳에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는 여호와의 칼을 든 천사를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차 성전의 새로운 중심이 될 예루살렘의 영적 전환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두려움으로는 참된 예배에 나아갈 수 없다는 교훈도 함께 줍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거룩한 두려움과 동시에 은혜에 대한 확신을 함께 요구합니다.

결론: 회개가 제단을 부르고, 제단이 회복을 이끕니다

역대상 21장의 마지막 장면은 참된 제단이 어떻게 세워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사탄의 충동으로 시작된 죄는 회개로 돌이켜졌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값있는 예배를 드림으로 긍휼의 회복이 임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 다윗처럼 회개의 고백에서 그치지 않고, 순종과 헌신으로 이어지는 예배의 자리를 세워야 합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불로 응답하시고, 진노를 멈추시며, 다시 은혜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다윗의 제단은 장차 세워질 성전의 시작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 세워질 최종 제단을 예표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 제단 위에 올려드리는 산 제사로 변화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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