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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요한계시록 18:9–19 묵상, 바벨론의 경제 멸망

by 파피루스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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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통하는 자들과 멸망하는 도성

요한계시록 18:9–19은 큰 성 바벨론이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 무너질 때, 그 무너짐을 보고 애통하는 자들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 본문은 단순히 도시의 몰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물질적 유혹과 권력의 허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속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본문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이 땅의 가치를 대조하며, 무엇을 따르고 사랑할 것인지에 대한 묵상으로 이끕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세상적 성공과 영광이 얼마나 덧없고, 하나님의 심판 앞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지를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 무너짐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가 드러나고, 성도는 그 심판 속에서 참된 구속의 진리를 바라보게 됩니다.

무너지는 바벨론과 세상 권세의 종말

본문의 시작은 땅의 왕들이 음행하며 함께 사치하던 큰 성 바벨론의 멸망을 보고 울고 애통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음행"(헬라어 porneuo)은 단순한 성적 타락이 아니라, 영적으로 우상 숭배와 세속적인 가치에 영혼을 판 배도의 행위를 가리킵니다. 땅의 왕들이 바벨론과 함께 행한 음행은 그들이 하나님이 아닌 바벨론의 체제, 즉 물질주의와 권력, 쾌락의 시스템에 자신을 의탁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들은 바벨론이 불타는 것을 보고 멀리 서서 그 고통을 두려워하며 애통합니다. "두려워하며"라는 표현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닥칠 심판에 대한 공포를 나타냅니다. 바벨론이 상징하는 것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세상의 체계이며, 그것이 무너지는 것을 통해 이 세상이 얼마나 연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한 시간에 망하였다"는 반복되는 표현은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신속하고, 인간이 전혀 대비할 수 없을 정도로 돌이킬 수 없는 것인지를 강조합니다. 인간이 쌓아올린 영광과 부귀가 하나님 앞에서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은 성도로 하여금 진정한 안전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장사꾼들의 애통과 바벨론 경제의 붕괴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세상의 상인들이 바벨론이 무너짐을 보고 울며 애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들은 바벨론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이제 그것이 사라짐으로 인해 자신들의 이익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에 슬퍼합니다. 여기에 나열된 상품들은 단지 고대의 무역 품목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람의 영혼들"(개정개역에는 '사람의 생명들')이 장사 품목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사람조차도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극단적 비인간화와 물신주의에 빠져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고입니다. 세속적 자본주의와 소비문화가 인간의 생명을 상품화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이 말씀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는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상인들이 바벨론을 위해 쌓은 물건들이 이제 더 이상 팔리지 않게 되었고, 그들의 부의 통로가 차단되었습니다. 이들은 바벨론이 불타는 것을 바라보며 먼 곳에 서서 두려움 속에서 울부짖습니다. 이것은 단지 재산의 손실을 애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과 생존 기반이 모두 무너졌음을 뜻합니다. 결국 세상에 자신의 삶을 걸었던 자들은 그 세상이 무너질 때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운업자들의 애곡과 바벨론 영광의 허상

본문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바다로 배를 띄워 무역을 하던 자들, 즉 해운업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바벨론이 모든 민족에게 큰 부를 안겨준 도성임을 인정하며, 그 불타는 모습을 보고 먼 곳에서 통곡합니다. 그들은 바벨론이 가지고 있었던 "영광"을 회상하며 "이와 같이 큰 성이 어디 있으랴"라고 감탄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바벨론이 얼마나 막강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 몰락이 충격적이라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바벨론의 불타는 모습을 보고 티끌을 자기 머리에 뿌리며 슬퍼하는 모습은, 그들의 내면에 자리한 무력감과 허망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본문은 단지 외부적인 무역과 경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가 의존했던 세속적 체계의 허망함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바벨론의 권세를 의지하며 자신들의 삶을 구축해왔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무너졌을 때, 그 삶은 아무런 기반 없이 붕괴됩니다. 이 말씀은 궁극적으로 모든 인간 권세와 세속적 가치가 끝내 하나님의 심판 아래 드러나고,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합니다.

마무리

요한계시록 18:9–19은 바벨론의 몰락 앞에서 애통하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세상에 의지할 때 어떤 종말을 맞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의 영광과 부요함은 한 시간 안에 무너질 수 있는 허상이요, 헛된 바벨탑과 같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견고히 서는 성도는, 이 세상에 자신의 영혼을 팔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 위에 삶을 세우는 사람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나는 무엇을 사랑하며, 어디에 나의 소망을 두고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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