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하늘까지 - "אֶרֶץ" (에레츠)
- 땅에 새겨진 구원의 발자취 (창세기 1:2, 2:7, 12:1-3, 출애굽기, 여호수아, 이사야 65:17, 요한계시록 21:1)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구원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중요한 단어, "אֶרֶץ" (에레츠)를 깊이 묵상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אֶרֶץ"는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땅'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성경 속에서 이 단순한 단어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하나님의 창조의 터전, 죄의 무대, 약속의 성취, 그리고 궁극적인 구원의 완성을 담고 있는 심오한 의미를 지닙니다. 태초의 혼돈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로 빚어진 땅에서부터,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이어지는 구속사의 장대한 여정 속에서 "אֶרֶץ"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발자취를 새기고 있는지 함께 묵상하며 은혜를 나누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1. 혼돈에서 질서로 - 창조의 터전, "אֶרֶץ" (창세기 1:2)
창세기 1장 2절은 태초의 "אֶרֶץ"의 모습을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라고 묘사합니다. 창조 이전의 땅은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빛도, 질서도, 생명도 없는 막막한 공간,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며, 무질서하고 공허한 땅에 질서를 부여하시고 생명의 씨앗을 심으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이 혼돈의 "אֶרֶץ"는 죄로 인해 파괴되고 텅 비어버린 우리의 심령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죄는 우리 마음의 밭을 황폐하게 만들고, 어둠과 혼란으로 가득 채웁니다. 그러나 창조의 하나님께서 혼돈한 땅에 질서를 부여하셨듯이,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의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복음의 빛을 비추시어 새로운 생명의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우리가 절망과 좌절 속에 놓여 있을 때,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안에서 창조의 역사를 이루실 수 있는 분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구속사적으로 볼 때, 이 혼돈의 "אֶרֶץ"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질서와 생명을 얻게 됩니다. 죄로 인해 어둠에 갇히고 목적을 잃었던 세상에,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혼란스러운 우리의 마음을 평안으로 채우고, 텅 비었던 우리의 삶에 영원한 소망을 심어줍니다.
2. 흙에서 생명으로 - 아담의 탄생, "אֶרֶץ" (창세기 2:7)
하나님께서는 여섯째 날에 이르러 비로소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여기서 "땅의 흙"으로 번역된 단어가 바로 "אֶרֶץ"의 한 형태인 "אֲדָמָה" (아다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땅의 흙을 빚어 인간의 육체를 만드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심으로써 비로소 인간은 살아있는 존재, "נֶפֶשׁ חַיָּה" (네페쉬 하야)가 되었습니다.
흙으로 지음 받은 인간의 기원은 우리의 연약함과 유한함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는 흙에서 왔기에 결국 흙으로 돌아갈 존재입니다 (창세기 3:19).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께서 불어넣으신 생기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형상을 담고 있는 영적인 존재임을 증거합니다. 우리는 땅에 속한 존재이지만, 하늘에 속한 영혼을 가진 특별한 존재로 창조된 것입니다.
구속사적으로 이 장면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예표합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참 인간이셨습니다. 흙으로 지음 받은 우리의 연약함을 친히 경험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 값을 치르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심으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3. 약속의 땅을 향하여 - 아브라함의 여정, "אֶרֶץ" (창세기 12:1-3)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부르시어 그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 (אֶרֶץ אֲשֶׁר אַרְאֶךָּ - 에레츠 아쉐르 아르에카)으로 가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창세기 12:1). 이 약속의 땅, "אֶרֶץ"는 단순히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이 거주할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펼쳐질 무대이자,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 되는 중요한 상징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고향을 떠나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의 여정은 믿음의 여정이었으며, 하나님과의 언약을 신뢰하는 순종의 삶의 시작이었습니다. 비록 그는 평생 동안 약속의 땅을 온전히 소유하지 못했지만, 그의 믿음은 그의 후손들을 통해 약속의 성취를 바라보는 소망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구속사적으로 아브라함이 향했던 약속의 땅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의 영적인 후손이 되어, 이 땅에서의 나그네와 같은 삶을 살아가지만, 영원한 약속의 땅, 곧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들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본향은 이 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영원한 도성입니다 (히브리서 11:10).
4. 고난의 땅에서 해방으로 - 출애굽의 "אֶרֶץ" (출애굽기)
수백 년 후,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애굽 땅에서 고난과 압제 아래 신음했습니다. 그들은 종살이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그들을 약속하신 땅, "אֶרֶץ זָבַת חָלָב וּדְבַשׁ" (에레츠 자바트 할라브 우드바쉬) -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해 내셨습니다. 애굽 땅은 고난과 종살이, 죄의 권세를 상징하며, 약속의 땅은 자유와 구원, 하나님의 축복을 상징합니다.
출애굽 사건은 죄의 종노릇 하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을 통해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구원의 여정을 예표합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풍성한 은혜와 영원한 안식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유로운 백성으로서 약속된 영원한 기업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5. 기업의 땅을 차지하라 - 여호수아의 "אֶרֶץ" (여호수아)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의 긴 여정 끝에 여호수아의 지도 아래 약속의 땅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기업으로 분배받았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땅을 그의 후손들에게 이루어주시는 신실하심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나안 땅 정복은 영적인 싸움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죄와 세상적인 유혹들을 끊임없이 물리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적인 기업을 굳건히 지켜나가야 합니다.
구속사적으로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영적인 승리와 기업을 상징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죄와 사망의 권세를 완전히 이기셨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과 하나님 나라의 기업을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이 영적인 기업을 차지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6. 새 창조의 비전 - 새 하늘과 새 땅, "אֶרֶץ" (이사야 65:17, 요한계시록 21:1)
구약의 선지자들은 장차 도래할 하나님의 나라, 곧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이사야 65:17). 그리고 신약의 요한계시록은 그 궁극적인 완성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기록합니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요한계시록 21:1).
이 새 하늘과 새 땅은 죄와 고통, 눈물과 사망이 더 이상 없는 완전하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합니다. 낡고 부패한 처음 "אֶרֶץ"는 사라지고, 하나님께서 친히 통치하시는 새롭고 아름다운 "אֶרֶץ"가 도래할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최종적인 목표이며, 우리가 영원히 소망해야 할 궁극적인 안식처입니다.
구속사적으로 이 새 하늘과 새 땅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완성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다시 오셔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고, 믿는 자들과 함께 영원한 영광 가운데 거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이 소망을 붙들고 이 땅에서의 고난과 어려움을 인내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7.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향하여 - 우리의 소명, "אֶרֶץ"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אֶרֶץ"는 단순한 땅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 역사의 무대이며, 우리의 삶의 터전입니다. 우리는 흙으로 지음 받아 이 땅에 살아가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귀한 존재이며,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는 순례자들입니다.
우리는 혼돈했던 땅에 질서를 부여하신 하나님의 창조 능력을 기억하며, 우리의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평화를 구해야 합니다. 흙에서 생명을 불어넣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우리의 영혼을 날마다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의지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처럼 약속의 땅을 향해 믿음으로 나아가며,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처럼 죄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여호수아처럼 영적인 싸움에서 승리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굳건히 지켜나가며, 마지막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의 영원한 소망을 품고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소명입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אֶרֶץ"는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흔적이 새겨진 거룩한 땅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며, 마침내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소망을 굳게 붙들고, 오늘 하루도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향하여 나아가는 복된 성도 여러분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모세오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애굽 재물을 탈취한 사건에 대한 언약적 연구 (0) | 2024.12.18 |
---|---|
출애굽기 28장 (0) | 2024.12.17 |
출애굽기 27장 묵상 강해 설교 (0) | 2024.12.17 |
출애굽기 26장 (0) | 2024.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