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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행전

뒤를 돌아보지 말라 (마가복음 13:16)

by 파피루스 202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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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하라, 그러나 어디로? 하나님의 산을 향한 도피(마가복음 13:16)

마가복음 13장은 예수님께서 종말과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에 대해 예언하신 말씀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이 마지막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줍니다. 그중에서도 16절은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지어다”는 말씀과 함께, 다가오는 심판의 날에 지체하지 말고 도망하라는 주님의 급박한 명령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도피 지침이 아니라, 구속사적 관점에서 볼 때 ‘산으로 도망하라’는 명령과 맞물려 하나님께로 피신하라는 영적 상징으로 읽힙니다. 오늘 우리는 이 본문이 말하는 도피의 참된 의미, 그리고 산으로 향하는 신자의 삶이 무엇인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때가 임할 때, 뒤를 돌아보지 말라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지어다.”(막 13:16) 이 말씀은 당시 팔레스타인의 농경 생활을 염두에 둔 현실적 비유로 들려집니다. 유대 땅의 기후와 풍습상, 사람들은 일할 때 겉옷을 바위나 나무 밑에 벗어두고 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종말적 환란이 닥치는 날에, 그 겉옷조차 가지러 돌아가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의복 문제가 아니라, 전적인 결단과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신앙의 명령입니다.

이 구절은 본질적으로 '지체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여기서 '돌이킨다'는 동사는 구약에서 롯의 아내가 소돔을 떠날 때 뒤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된 장면(창 19:26)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녀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과거를 붙잡으려다 하나님의 심판 안에서 멸망당했습니다. 예수님은 마찬가지로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급박하게 이루어질 때 성도는 과거에 매달리거나 땅에 속한 안정감을 붙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경고는 당시 예루살렘의 멸망을 직면한 유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실제적인 명령이기도 했습니다. AD 70년 로마군이 예루살렘을 포위했을 때, 일부 성도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미련 없이 성 밖으로 탈출했습니다. 역사가 유세비우스는 많은 신자들이 요단 동편 펠라(Pella)로 피신하여 목숨을 보존했다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문자적 피신을 넘어서, 이 본문은 오늘날 우리에게 영적 의미로 더 깊이 다가옵니다. 하나님의 경고가 임할 때,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있으며, 무엇을 놓지 못해 뒤를 돌아보는지 진지하게 자문해야 합니다.

산으로 도망하라: 고통이 아닌 피난의 장소

앞서 14절에서 예수님은 "그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지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가복음 13장 16절은 바로 이 도망 명령을 더욱 구체화하며, 도망 중에는 절대 주저하거나 뒤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덧붙입니다. 그렇다면 왜 '산'으로 도망하라고 하셨을까요?

성경에서 '산'은 종종 하나님의 임재와 만남의 장소로 등장합니다. 모세가 하나님을 만난 호렙산, 엘리야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산, 그리고 예수님이 변모하신 변화산 등은 모두 하나님의 계시와 보호의 상징이었습니다. 산은 고통의 장소가 아니라 은혜의 장소이며, 고난 중에 거룩한 만남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명령은 단지 지형적 피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향하는 영적 피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칼빈은 이 구절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 땅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께 붙들려야 한다. 산은 하나님의 처소이며, 하나님의 도피처다.”

교부 오리게네스도 이 구절을 상징적으로 해석하며, “산으로의 도피는 육체를 떠난 영혼의 상승이며, 땅의 집착을 떠나 하늘의 실재로 피신하는 영적 비약”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적 삶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께로 도망치는 이 행위는 믿음 없는 도주가 아니라, 가장 믿음 있는 결단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산으로의 도피는 오늘날 교회와 성도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의 신앙이 위협받고, 세상의 가치관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할 때,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산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다른 모든 안정감을 내려놓는 믿음의 상징입니다.

종말의 시계 안에서 깨어 있는 삶

마가복음 13장은 종말의 징조들로 가득합니다. 전쟁, 기근, 박해, 배신, 그리고 예수님께서 친히 예언하신 멸망의 날들. 그러나 그 속에서 반복되는 예수님의 명령은 단 하나입니다. "깨어 있으라." 이는 단지 정보를 많이 알라는 말이 아니라, 상황을 분별하고 하나님 편에 서라는 명령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무수한 정보 속에 살아갑니다. 종말에 관한 수많은 해석과 예언, 정치와 재난 속보가 넘쳐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아는가보다, 누구를 따르며 어디로 도망하는가입니다. 예수님의 명령은 항상 본질적이며 방향성 있는 명령입니다. 성도는 겉옷을 가지러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자들입니다.

'뒤돌아보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은 우리의 삶의 태도를 새롭게 합니다. 우리는 늘 주저합니다. 안정된 삶, 내가 쌓아온 것들, 사람들이 말하는 기준.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결단을 요구합니다. 산으로 도망하라, 그리고 뒤돌아보지 말라. 그것은 패배의 선언이 아니라, 믿음의 고백입니다.

성경은 시편 121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주님이 명하신 산은 우리의 구원의 자리이며, 그곳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십니다.

전체 결론

마가복음 13:16은 종말적 위기 가운데서 성도가 취해야 할 태도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산으로 도망하라는 명령은 단순한 장소 이동이 아니라, 하나님께로의 전적 의탁이며 믿음의 결정입니다. 뒤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는 과거와 세속적 안전에 미련을 두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보호 아래로 들어오라는 초청입니다. 그 산 위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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