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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매일성경 묵상, 빌립보서 4:10 - 4:23 자족하는 믿음

by 파피루스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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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형편에 자족하는 믿음: 복음 안에서 풍성하게 공급하시는 하나님

평안은 자족에서 옵니다. 자족은 감사할 때 가능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환경을 감사함으로 받을 때 진정한 자족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자족은 태만이나 게으름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빌립보서 4장 10절부터 23절은 바울 서신의 마지막 부분으로, 바울이 빌립보 교회의 물질적 지원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도, 자신의 삶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공급과 자족의 원리를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이 본문은 신앙인이 어떻게 물질과 삶의 필요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가르쳐 줍니다. 시편을 묵상하듯이 이 말씀을 하루하루의 삶에 비추어 보며, 우리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 속에서도 감사와 자족, 그리고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족의 은혜: 배부름과 가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

 

10절에서 바울은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이제 다시 싸기 남이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싸기 남'이라는 표현은 헬라어 \ἀναθάλλω (anathallō)\로, 겨울을 지나고 봄에 다시 피어나는 꽃이나 나무의 새싹을 의미합니다. 빌립보 교회는 처음부터 바울의 사역을 지원했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한동안 물질적 후원이 끊겼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그것이 회복된 것을 바울은 ‘주 안에서의 기쁨’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11절에서 중요한 고백을 이어갑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이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여기서 '자족'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αὐτάρκεια (autarkeia)\로, 스스로 만족하는 상태,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는 내적 충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에서도 자주 쓰이던 단어지만, 바울은 철학적 자기 만족이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신앙적 자족을 말하고 있습니다.

 

12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여기서 '비결을 배웠다'는 헬라어 \μυέω (mueō)\는 신비한 비밀에 입문하다, 혹은 영적인 실천의 훈련을 받다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인생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사는 법을 배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13절의 유명한 구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고백이 이어집니다. 여기서 '능력 주시는 자'는 헬라어 \ἐνδυναμόω (endunamoō)\로, 안에서부터 힘을 주시고 능력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말합니다. 이 말씀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자랑하는 구절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비결이 그분에게 있다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우리 역시 삶의 여러 형편 가운데 자족하는 훈련을 받고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만족은 환경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이루어지며, 그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평안과 안정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교회의 헌신과 복음의 동역: 하나님께 드리는 향기로운 제물

14절에서 바울은 “그러나 너희가 내 괴로움에 함께 참여하였으니 잘하였도다”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자족함을 말한 후, 빌립보 교회의 후원을 가치 없게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자신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음을 진심으로 고백합니다. ‘함께 참여하다’는 \συγκοινωνέω (synkoinōneō)\로, 복음의 고난과 수고에 실제로 동참한 것을 의미합니다.

 

15절과 16절은 빌립보 교회가 바울의 초기 선교 사역 때부터 꾸준히 헌신하고 지원한 유일한 교회였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들은 대살로니가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도 여러 번 바울을 도왔고, 이는 단순한 물질적 후원이 아니라 영적 동역이었습니다.

 

17절에서 바울은 “내가 선물을 구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에게 유익하도록 풍성한 열매를 구함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것보다, 빌립보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맺게 될 ‘열매’에 더 큰 관심을 둡니다. 여기서 '열매'는 헬라어 \καρπός (karpos)\로, 신앙의 열매, 곧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보상하실 믿음의 행동을 가리킵니다.

 

18절은 바울의 감사와 기쁨의 절정입니다.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한지라…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이 표현은 구약의 제사 용어를 연상시키며, 그들의 물질적 헌신이 곧 하나님께 드려진 예배요 제사라는 신학적 해석을 제공합니다. '향기로운 제물'은 헬라어 \ὀσμὴ εὐωδίας (osmē euōdias)\로,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흡족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오늘날 헌금이나 섬김, 자원 봉사와 같은 모든 신자의 헌신이 사람의 인정보다 하나님의 기쁨을 위한 예배적 행위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드릴 때, 하나님은 그것을 향기로운 제물로 받으시며 기뻐하십니다.

 

풍성하게 채우시는 하나님의 공급과 영광

19절은 본문 전체의 결론과 같은 말씀입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 여기서 ‘채우시리라’는 헬라어 \πληρόω (plēroō)\는 빈 그릇을 가득 채운다는 뜻이며, 하나님의 공급이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풍성한 은혜’임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공급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주어지며, 이는 단지 외적인 필요만이 아닌, 내면의 영적 갈급함까지 채우시는 하나님의 전인격적 돌보심을 말합니다. 우리가 그분의 일을 위해 헌신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며, 그의 뜻 안에서 가장 선하게 채우시는 분이십니다.

 

20절에서 바울은 찬양으로 이 편지를 마무리합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세세 무궁하도록 영광을 돌릴지어다 아멘.” 이 찬양은 물질적 공급보다, 그것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고백이며, 바울은 그 공급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받기를 원했습니다.

 

21절부터 23절은 인삿말로 마무리되는데, 바울은 “성도들에게 각각 문안하라…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고 말합니다. 이는 복음이 로마의 황제 가정까지도 영향을 미쳤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가 갇힌 그곳에서도 하나님의 역사는 일어나고 있었으며, 성도들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의 믿음을 격려하며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이 편지의 마지막 절인 23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에 있을지어다”는 기도는, 모든 편지의 결론이자 복음의 핵심입니다. 은혜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은혜로만 살아갈 수 있기에 바울은 끝까지 은혜를 선포하며 편지를 마무리합니다.

 

마무리

빌립보서 4장 10절부터 23절까지는 바울의 인생 후반의 고백과 같은 말씀입니다. 자족의 신앙, 복음을 위한 헌신, 그리고 하나님의 공급을 향한 신뢰가 잘 어우러진 이 본문은, 신앙인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실제적이고 진실하게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드린 향기로운 헌신을 기억하시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필요를 풍성하게 채우시는 분이십니다. 이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주님만을 신뢰하며 자족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복된 신자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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