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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매일성경 묵상, 빌립보서 4:1 - 4:9

by 파피루스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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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의 하나님을 누리는 삶: 기쁨, 관용, 기도, 그리고 실천

결국 그리스도인들은 평안과 관용의 삶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복음이기 때문이빈다. 빌립보서 4장 1절부터 9절까지는 사도 바울의 권면 가운데 가장 따뜻하고 실제적인 권고들이 담긴 본문입니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기뻐하라고, 관용을 베풀라고, 염려하지 말고 기도하라고 말하며, 참된 평강이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동시에 마음과 삶 속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이 말씀을 매일 시편처럼 묵상하며, 진정한 기쁨과 평강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 평강 가운데 살아갈 수 있는지를 깊이 새기면 좋겠습니다.

 

주 안에서 하나 되고 기뻐하라

4장 1절에서 바울은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멸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라고 시작하며 성도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기쁨을 표현합니다. 여기서 '멸류관'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στέφανος (stephanos)\로, 경기에서 승리자에게 수여되는 월계관을 가리킵니다. 이는 바울이 빌립보 교회를 단순한 사역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영적 결실이자 자랑으로 여겼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고 권면합니다. 복음의 뿌리가 되는 '주 안에'라는 표현은 단지 교리적인 위치가 아니라 삶의 근거와 방향을 의미합니다. 신자는 환경에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라, ‘주 안에 굳게 서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2절과 3절에서는 바울이 빌립보 교회 안에서 갈등이 있었던 두 여인, 유오디아와 순두게에게 권면합니다. 그는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말하는데, 이 ‘마음’은 헬라어 \φρονέω (phroneō)\로, 그리스도의 마음, 즉 복음 안에서의 겸손과 일치를 뜻합니다. 또한 바울은 '참으로 나와 멍에를 같이한 자'에게 중재를 부탁하며 공동체의 조화로운 질서를 추구합니다.

 

이 권면은 우리가 주 안에서 함께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의견의 일치보다 마음의 일치, 곧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것임을 가르쳐 줍니다. 교회는 완전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과 성향 속에서 그리스도의 이름 아래 하나 됨을 이루어가는 공동체입니다.

 

4절에서는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라고 반복하여 권면합니다. 바울은 감옥에서 이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쁨이 환경이나 감정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에서 누리는 내면의 생명임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주 안에 있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분이 결코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5절에서 그는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관용'은 \ἐπιεικής (epieikēs)\로, 너그러움, 온유함, 양보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세상은 정의를 말하면서도 때로는 관용을 잃고, 교회는 진리를 말하면서도 때로는 사랑을 잃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재림이 가까운 이 시대, 신자는 온유와 관용으로 그리스도의 성품을 드러내야 합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감사함으로 기도하라

6절과 7절은 신자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내적 원리, 즉 '기도와 평강'에 대한 말씀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는 단지 감정을 억누르라는 말이 아닙니다. 여기서 '염려하다'는 단어는 헬라어 \μεριμνάω (merimnaō)\로, 마음이 나뉘어 초조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염려는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세상으로 분산될 때 일어납니다.

 

그러나 바울은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권면합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간구’는 간절한 요청을, ‘감사’는 이미 응답하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태도를 뜻합니다. 이 세 요소가 함께 작동할 때, 진정한 기도는 우리를 평강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7절에서 바울은 이 기도의 결과로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고 약속합니다. ‘지각’은 \νοῦς (nous)\로, 인간의 이성과 판단 능력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평강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 전인격을 지키는 능력으로 임합니다. 그리고 ‘지키시리라’는 \φρουρέω (phroureō)\는 군사 용어로, 군대가 성을 지키듯이 마음과 생각을 보호한다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염려와 불안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도와 감사, 하나님의 평강이라는 삼중 방어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줍니다.

 

생각하고 실천하라, 평강의 하나님이 함께하시리라

8절에서는 바울이 신자가 생각해야 할 구체적인 항목들을 나열합니다. “무엇이든지 참되며, 경건하며, 옳으며, 정결하며, 사랑받을 만하며, 칭찬받을 만한 것”은 단지 도덕적 열거가 아닙니다. 이는 복음에 뿌리내린 거룩한 가치들의 실천적 리스트입니다.

 

‘생각하라’는 \λογίζομαι (logizomai)\는 단순한 머릿속의 연상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마음에 품고 묵상하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생각은 곧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통로입니다. 바울은 삶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생각을 바꾸라고 권면합니다. 무엇을 계속 떠올리느냐가 결국 우리의 인격과 태도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9절에서는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고 말하며 실천을 강조합니다. 신앙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삶이며, 바울은 자신의 삶이 그 본이 되었음을 부끄러움 없이 말합니다. 이는 권위적인 명령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는 목회자의 겸손한 고백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고 마무리합니다. 주목할 것은 앞선 7절에서는 ‘하나님의 평강’이 주어진다고 했고, 여기서는 ‘평강의 하나님’이 함께하신다고 합니다. 전자는 하나님의 선물이요, 후자는 하나님의 임재 자체입니다. 이는 기도와 감사로 마음을 지킬 뿐 아니라, 말씀을 삶에 적용하고 실천할 때 하나님의 임재가 우리의 삶에 실제로 머무른다는 약속입니다.

 

마무리

빌립보서 4장 1절부터 9절까지는 기쁨, 관용, 감사, 기도, 평강, 생각, 실천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는 삶의 지침서입니다. 바울은 단지 이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실제로 그 삶을 살아내며 성도들에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날마다 주 안에서 기뻐하고, 관용을 베풀며, 모든 염려를 기도로 바꾸고, 복음에 합당한 생각과 실천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하나님의 평강과 임재가 우리를 지키시며 인도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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