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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매일성경, 빌립보서 1:12 - 1:26 묵상, 복음에 합당한 삶

by 파피루스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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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에 합당한 삶의 모습: 한 마음, 한 뜻으로 그리스도를 본받다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빌립보서 1장 27절부터 2장 4절까지는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할 것을 권면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태도로 공동체 안에서 하나 됨을 이룰지를 권하는 매우 실천적인 권고의 말씀입니다. 바울은 고난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복음 공동체가 하나 됨을 통해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매일의 묵상 가운데 이 말씀을 곱씹으며, 우리도 복음에 합당한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되돌아봅시다.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삶의 기준

바울은 1장 27절에서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합당하게 생활하라'는 말은 헬라어 πολιτεύεσθε(politeuesthe)에서 왔으며, '시민답게 살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로마 시민권을 가진 빌립보 사람들에게 정치적·시민적 책임감과 일상에서의 정체성을 연상시키는 표현이었으며, 바울은 이를 복음의 시민권자로서의 삶으로 재해석합니다.

 

 

즉, 하늘의 시민권을 소유한 성도는 이 땅에서 복음의 가치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경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하나 됨과 협력으로 구체화되어야 합니다. 바울은 그들이 “한 마음으로 서서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한 마음’은 헬라어 πνεῦμα(‘pneuma’), 곧 영으로서의 하나 됨을 강조하며, ‘한 뜻’은 ψυχή(‘psychē’)로, 감정과 의지를 포함한 전 인격적 일치를 나타냅니다.

 

복음에 합당한 삶은 단지 외형적인 신앙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연합과 신뢰, 그리고 복음을 위한 헌신의 태도로 나타납니다.

 

또한 바울은 28절에서, 어떤 일에도 대적하는 자들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두려워하지 아니하는'이라는 말은 πτύρω(ptyro)로, 말이 놀라 도망치는 상태를 묘사하는 단어입니다. 믿는 자들은 세상의 위협에 놀라지 않고, 담대히 복음을 지켜야 하며, 그 담대함이 오히려 그들로 하여금 구원의 증표가 된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세상은 때로 신자의 믿음을 조롱하고 도전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을 통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진리와 정의가 드러나며,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복음의 능력이 증거됩니다.

 

고난은 특권이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주어진 은혜

29절은 복음에 합당한 삶의 또 다른 중요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 하려 하심이라.” 여기서 '은혜'는 헬라어 χάρις(charis)이며, 흔히 무상으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믿음뿐만 아니라 고난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합니다.

 

이는 신자의 고난이 단순히 부정적인 결과가 아니라, 복음에 참여하는 방식이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영광이라는 복음적 이해를 반영합니다. 바울은 고난의 현장에서 자신이 겪는 투쟁과 고통을 빌립보 교인들도 알고 있으며, 그들 역시 같은 싸움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30절의 '싸움'은 헬라어 ἀγών(agōn)으로, 격렬한 운동 경기나 전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신자의 삶은 치열한 영적 전투이며, 이 싸움 속에서 우리는 복음을 위하여 고난에 참여하는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은혜’ 하면 주로 형통과 기쁨을 떠올리지만, 바울은 고난도 은혜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이는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복음의 본질과 일치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고난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며, 믿음을 증거하는 자리로 삼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겸손과 하나 됨: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삶

2장 1절에서 바울은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이라며,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다양한 영적 은혜를 나열합니다. 여기서 '권면'은 παράκλησις(paraklēsis)로, 위로와 격려를 포함한 광범위한 영적 위로를 뜻하며, '교제'는 κοινωνία(koinōnia)로, 영적 일치와 친밀한 나눔을 의미합니다.

 

이 모든 것을 근거로 바울은 2절에서 "같은 생각을 품어,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합니다. 이 네 가지 표현은 모두 공동체의 연합과 일치를 강조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누리는 은혜가 실제 삶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3절에서는 더 구체적으로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합니다. 여기서 '다툼'은 ἐριθεία(‘eritheia’)로, 이기적 동기에서 비롯된 경쟁심을 의미하며, '허영'은 κενοδοξία(kenodoxia)로, 헛된 영광을 추구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반면에 '겸손'은 ταπεινοφροσύνη(tapeinophrosynē)로, 자기를 낮추는 마음이며, 이는 당시 문화에서 비천한 태도로 여겨졌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가장 고귀한 덕목이었습니다. 바울은 진정한 겸손이란 자신을 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남을 더 존귀히 여기며 타인을 섬기는 태도라고 설명합니다.

4절은 “각각 자기 일을 돌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고 권합니다. 복음에 합당한 삶은 자기중심성이 아니라 타인 중심의 섬김으로 드러나며, 이는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이 말씀을 묵상하며, 신앙 공동체 안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는 겸손합니까? 우리는 남의 필요를 돌아봅니까?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마음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묵상하며, 삶의 방향을 재정렬해야 합니다.

마무리

빌립보서 1장 27절부터 2장 4절까지는 복음에 합당한 삶이 무엇인지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나 됨과 겸손, 복음을 위한 고난,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자기 부인의 삶은 단지 종교적 이상이 아니라, 매일의 신앙 속에서 실천해야 할 복음의 삶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개인의 경건을 넘어서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겸손으로 복음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며, 모든 삶의 순간에서 그리스도의 성품을 본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의 삶은 진정으로 복음에 합당한 삶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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