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올려지신 주님, 기다림 위에 부어질 불
할렐루야, 우리의 부활이 주님을 찬양합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 이후 40일이 지난 그날, 감람산에서 일어난 신비롭고도 눈물겨운 이별의 순간을 함께 마주하려 합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행전 1장 9절부터 11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마치시고 그들이 보는 데에 올려져 가시니 구름이 그를 가리어 보이지 않게 하더라 올라가실 때에 제자들이 자세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데 흰 옷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이르되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하였느니라” (사도행전 1:9-11)
이 짧은 구절 속에는 부활의 영광과 승천의 신비, 그리고 오순절의 약속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는 하늘로 향하는 이별이 아니라, 땅 위에 심겨지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주님은 사라지시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임재로 들어가시며, 제자들은 그 빈 하늘 아래서 이제 진짜 사명을 마주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부활에서 오순절까지의 여정을 다시 따라가며, 그 중심에 놓인 ‘기다림’과 ‘기억’, 그리고 ‘재림의 소망’에 대해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구름 속으로 감추어진 임재(사도행전 1:9)
“그들이 보는 데에 올려져 가시니 구름이 그를 가리어 보이지 않게 하더라” (사도행전 1:9) 이 장면은 단순한 상향 이동의 순간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문이 열리고, 시간과 공간이 뒤섞이며, 천상의 회랑 속으로 예수께서 들어가시는 거룩한 입장이었습니다. 구름은 구약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상징물입니다. 시내산 위로 덮였던 구름, 성막 위에 머물던 구름, 그리고 이제 부활하신 주님을 덮는 이 구름은, 주님이 하나님 우편으로 들어가신다는 선언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의 눈앞에서 사라지셨지만, 사라지심은 곧 더 가까이 계신다는 약속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때로 하늘을 쳐다보며, 보이지 않는 그분을 그리워할 때, 그분은 성령을 통해 우리 안에 계십니다. 승천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임재 방식의 도입입니다. 보이는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로, 그러나 더 깊고 더 친밀하게.
하늘을 응시하는 자들의 마음(사도행전 1:10)
“올라가실 때에 제자들이 자세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데” (사도행전 1:10)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 구절 속에 너무나 인간적인 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자들은 떠나시는 주님을 눈으로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시선 속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었고, 붙들고 싶은 믿음의 애틋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하늘 응시는 단순한 시각의 반응이 아니라, 믿음의 끝자락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하늘 위에 머물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이 머물러야 할 자리는 감람산 위가 아니라, 이제 다락방이었고, 골목이었고, 세상이었습니다. 응시가 사명이 될 수 있으려면, 그 시선을 내려와 삶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기다림은 하늘을 향한 고정이 아니라, 땅을 향한 결단으로 이어져야 했습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늘만 쳐다보고 있지 말라. 내가 맡긴 땅으로 돌아가라. 성령이 임할 때까지 기다려라. 그리고 그 이후로는, 가라.” 부활과 승천 사이의 시간은 ‘정지’가 아닌, ‘준비’의 시간입니다. 하늘은 방향이지만, 땅은 사명의 자리입니다.
다시 오시리라, 재림의 언약(사도행전 1:11)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사도행전 1:11) 사랑하는 여러분, 이 말씀은 승천을 눈물로만 바라보던 제자들에게 주어진 하늘의 언약입니다. 다시 오시겠다는 이 선언은 기독교 신앙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우리는 ‘다시 오실 예수’를 믿습니다.
재림은 약속이며, 동시에 기다림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성령과 함께 살아가되, 그 마지막 완성을 재림 속에서 소망합니다. 그분은 다시 오십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우리는 빈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 재림의 약속은 우리에게 그날까지 흔들리지 않을 이유가 되어 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성령의 불을 받아, 땅을 걸어야 하는 자들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다시 오십니다. 그리고 그날은, 우리가 복음을 전하며 걸어온 그 길 위로 다가올 것입니다.
기다림 위에 부어질 불, 오순절의 준비
부활 이후, 주님은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승천하신 이후, 열흘 뒤에 오순절이 찾아왔습니다. 이 열흘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영혼의 집중이며 공동체의 연단이었습니다. 다락방에 모인 이들은 기도했습니다. 눈물로, 간절함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불처럼, 바람처럼, 성령은 임하셨습니다. 이 성령은 단지 말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살게 하셨고, 견디게 하셨고, 복음을 밀어내셨습니다. 승천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응시하던 자들은 이제 복음을 들고 땅끝으로 흘러가는 강물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부활과 승천과 오순절, 이 삼중의 사건은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선율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여정의 시작은 부활이고, 그 절정은 성령 강림이며, 그 끝은 다시 오실 주님의 얼굴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이 기다림의 시간은, 우리 삶의 핵심입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감람산 끝자락에서 주님을 따라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그 하늘은 우리를 머물게 하지 않습니다. 그 하늘은 우리를 땅으로 보내며, 다시 오실 주님을 기억하게 합니다. 성령은 곧 임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은 다시금 교회를 살릴 것입니다.
하늘을 응시하는 눈물이, 땅을 위한 사명의 눈물로 바뀌게 되기를 바랍니다. 승천의 구름 너머, 우리는 주님의 얼굴을 소망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에게 맡겨진 땅 위에서, 기다리며, 기도하며, 복음을 들고 걸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은 가셨지만, 동시에 오고 계십니다. 우리는 그 중간의 사람들입니다. 그 기다림이 우리를 정결케 하며, 그 소망이 우리를 붙들고, 그 불이 우리를 살립니다. 하늘로 올려지신 주님, 그분은 반드시 다시 오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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