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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설교문

부활 설교, 고전 15:27-28, 만유를 복종케 하시는 부활의 질서

by 파피루스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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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를 복종케 하시는 부활의 질서

고린도전서 15장 27절과 28절은 부활의 완성 단계에서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복종시키는 종말론적 질서를 선포합니다. 이 짧은 구절 안에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와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이 어떻게 회복되는지가 농축되어 있습니다. 바울은 단순히 부활을 개인의 생명 회복으로 국한하지 않고, 전 우주의 질서를 바로잡고 만유가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하는 하나님의 구속 경륜으로 확장시킵니다. 이 말씀은 부활절 주일에 참된 예배의 방향을 제시하며, 믿는 자들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복종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두셨다 하셨으니…"(고전 15:27상)

바울은 여기서 시편 8편 6절의 말씀을 인용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피조물을 통치하시는 왕으로서의 위치에 계심을 선언합니다. 이 구절은 창조 질서의 회복과 통치권의 회복을 동시에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모든 피조물을 다스릴 권세를 주셨지만,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그 질서는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순종과 부활을 통해 아담의 실패를 회복하셨고, 다시금 만유의 통치자가 되셨습니다.

‘그의 발 아래’라는 표현은 고대 근동 문화에서 패배한 자가 승자의 권위에 철저히 복종한다는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이 표현은 시편, 이사야서, 그리고 마태복음 22장 등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는 용어로 반복되어 사용됩니다. 그리스도는 부활을 통해 만유 위에 뛰어난 이름을 얻으셨고, 하늘과 땅과 땅 아래 있는 모든 자들이 그 앞에 무릎 꿇게 되었습니다(빌 2:9–10).

이 만물 안에는 모든 세력과 권세, 통치자, 심지어 사망조차 포함됩니다. 고린도전서 15장 26절에서 말한 마지막 원수 사망까지도 그리스도의 발 아래 복종하게 됩니다. 바울은 부활을 통해 이루어질 이 최종적인 질서를 강조하면서, 그 질서가 단지 우주의 정리정돈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질서임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혼란과 죄악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부활은 이 세상의 종말이 아니며,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는 만물을 복종시키는 왕이시며, 그의 통치는 이미 시작되었고, 장차 완전한 모습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아들은 만물을 복종케 한 이에게 복종하리니

"만물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셨다 하실 때에 만물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신 이가 그 중에 들지는 아니하였느니라"(고전 15:27하)

여기서 바울은 삼위 하나님의 질서와 구속사적 역할을 신중하게 정리합니다. ‘만물을 복종하게 하신 이’는 하나님 아버지를 가리키며, 그리스도는 아버지께로부터 만물을 위임받아 통치하십니다. 그러나 이 복종의 질서 안에서 아버지는 예외입니다. 즉 아버지는 피조물 가운데 하나가 아니며,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에 있는 존재도 아닙니다. 이는 성부와 성자의 본질적인 동등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구속사의 경륜 속에서 나타나는 질서의 차이를 분명히 하는 대목입니다.

이 말씀은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본질상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이지만(요 1:1, 빌 2:6), 구속의 사역 안에서 순종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이는 신적 본질의 열등함이 아니라, 사역의 역할에서 드러나는 복종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낮추어 죽기까지 복종하셨고, 부활하신 이후에도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통치자로 계시는 이 질서는, 하나님의 나라의 성격이 철저히 ‘섬김’과 ‘복종’의 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서가 요구됩니다. 부활의 생명 안에 참여한 우리는 자기 뜻과 주권을 내려놓고, 만물을 복종케 하신 그리스도께,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복종해야 합니다. 진정한 신앙은 자율의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 주권 아래 자신을 낮추는 복종입니다.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되시려 함이라

"만물을 아들에게 복종하게 하신 후에 아들 자신도 그때에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신 이에게 복종하게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고전 15:28)

이 절은 고린도전서 15장 부활 논증의 정점이자 종말론적 완성의 선언입니다. 최종 목적은 그리스도의 영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것이 회복되고, 그분이 만유 안에, 만유 위에, 만유를 통해 계시는 것입니다. 이는 신학적으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theocentric fulfillment)을 보여주는 위대한 선언입니다.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는 표현은 창조 때부터 하나님께서 인간과 함께하시기를 원하셨던 본래의 뜻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하나님과 동행했듯이, 하나님의 최종적인 목적은 회복된 창조 세계 안에 친히 거하시며, 친밀한 교제를 나누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이 회복의 시작이며, 그 끝은 하나님이 만유 가운데 충만히 계시는 날입니다.

부활은 이 거대한 구속사의 흐름 안에서 한 사람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자 완성을 향한 중대한 분기점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단지 나의 구원을 위한 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회복되고, 하나님께서 다시 주가 되시는 그 날을 준비하는 사건입니다.

오늘 우리는 여전히 그 중간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부활의 아침을 기억하는 주일마다 우리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날이 반드시 오고 있다는 것, 그리스도가 통치하고 계시며, 그분의 통치를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결론

고린도전서 15장 27절과 28절은 부활의 종말론적 완성을 선언하며, 그리스도의 통치를 통해 하나님의 주권이 온전히 회복될 것을 예고합니다. 부활은 개인의 생명 회복을 넘어서, 만물의 질서를 회복하고,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궁극적인 사건입니다. 그리스도는 만유를 복종케 하시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시며, 우리도 그 안에 포함된 자로서 하나님의 나라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 부활의 확신과 소망이 우리 안에 살아 있는 예배와 복종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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