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구원의 날, 하나님의 통치가 확장되다
에스더서 8:1-17은 하만의 몰락 이후,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새로운 구원의 길이 열리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왕후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유다 민족을 살리기 위한 조서를 받게 되고, 전 제국에 새로운 소망의 메시지가 선포됩니다. 이 본문은 인간적 절망을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새롭게 덮고, 절체절명의 위기가 오히려 구원의 기회로 바뀌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하나님의 구원은 단지 위기를 모면하는 차원을 넘어, 통치와 영광이 확장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모르드개의 영광과 왕의 은혜
8장은 하만이 몰락한 직후, 아하수에로 왕이 하만의 집을 에스더에게 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8:1). 이는 단순한 재산의 양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고 왕후 에스더가 신실한 자로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하만이 쌓아 올린 부와 지위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신실한 자에게 돌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의 손에서 의인의 손으로 모든 것을 옮기십니다.
동시에 모르드개는 왕 앞에 나아가게 됩니다. 에스더가 모르드개와의 관계를 밝히자 왕은 모르드개에게 자신의 반지를 줍니다(8:2). '반지'는 히브리어로 "טַבַּעַת"(타바앗)으로, 왕의 절대적 권위를 상징합니다. 이는 모르드개가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사역자가 되어 제국의 구원을 이끌어 가는 자리로 세워졌음을 보여줍니다.
모르드개는 인간의 야망이나 계산으로 이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 오랜 인내와 신실한 섬김의 결과로 이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는 신자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신실한 자를 높이신다는 진리는 오늘도 변함이 없습니다.
에스더의 중보와 새로운 조서
그러나 아직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하만이 내린 유다인 학살 조서는 여전히 살아 있고, 페르시아의 법은 한 번 공포된 조서를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에스더는 왕 앞에 다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눈물로 간청합니다(8:3). 여기서 '간청하다'는 히브리어 "בָּכָה"(바카)는 애통하며 울부짖는다는 의미로, 에스더의 절박한 심정을 그대로 전해 줍니다.
왕은 에스더와 모르드개에게 새로운 조서를 작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8:8). 이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인간의 기도와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의 순종과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 구체화됩니다.
모르드개는 즉시 새로운 조서를 작성하여 왕의 인장으로 찍습니다. 조서의 내용은 유다인들이 각 지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대적들을 제거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었습니다(8:11). 이는 단순한 자기방어를 넘어, 하나님의 백성이 더 이상 억압당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어서는 선포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수동적이지 않으며, 믿음으로 일어나는 능동적 참여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기쁨과 구원의 확장
새로운 조서가 반포되자, 수산 성은 다시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찹니다(8:15). 모르드개는 푸르고 흰 왕복을 입고, 큰 금 면류관과 고운 베와 자색 옷을 입고 왕 앞에 나아갑니다. 이는 하나님의 신실한 종이 마침내 높임을 받는 영광의 순간입니다. 과거에 슬픔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성읍이 이제 구원의 환희로 가득 찬 것은, 하나님의 구원이 실제 역사 속에 실현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유다인이 되었다"(8:17)라는 표현은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히브리어로 '유다인이 되었다'는 "מִתְיַהֲדִים"(미트야하딤)은 단순한 동정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구원의 실제를 목격한 이방인들이 자발적으로 하나님의 백성 편에 서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속사가 민족과 언어를 넘어 확장되는 복음의 그림자입니다.
에스더서 8장은 단순한 한 민족의 구원을 넘어, 하나님의 통치가 어떻게 세상 속으로 퍼져 나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빛이 비치면 어둠은 물러가듯이, 하나님의 구원이 선포될 때 사람들은 그 빛으로 모여듭니다.
마무리
에스더서 8:1-17은 하나님의 구원이 인간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줍니다. 모르드개의 승진, 에스더의 중보, 새로운 조서의 선포, 그리고 수산 성의 기쁨은 모두 하나님의 신실하신 손길 아래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구원은 단지 위험을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새로운 통치와 질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도 오늘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믿고, 신실하게 기도하며,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은 준비되어 있으며, 믿음으로 나아가는 자들을 통해 그 뜻은 성취됩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당신의 백성을 높이시며, 악을 심판하시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신뢰하며 담대히 살아가야 합니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고,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사명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한 자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십니다. 오늘도 그 은혜의 역사의 한가운데 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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