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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에스더 6:14-7:10 하만이 무너지다

by 파피루스 202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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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의 결정적 순간

에스더서 6:14-7:10은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교만, 그리고 의인의 담대한 순종이 어떻게 역사 속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대단히 중요한 장면입니다. 하만의 몰락과 모르드개의 영광, 에스더의 중보와 왕의 반응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궁정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구속사적 계획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이루시며, 역사의 주인이심을 이 본문을 통해 다시금 확증하게 하십니다.

 

긴박한 시간 속에 흐르는 하나님의 손길

6장 마지막 절은 하만이 왕의 신임을 잃고 절망에 빠져 아내 세레스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왕의 내시들이 찾아와 에스더의 잔치로 급히 데려가는 장면을 보여줍니다(6:14). "급히"라는 표현은 이 모든 일이 매우 촉박하고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이 긴박함은 단순한 시간적 압박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가 정해진 때에 맞춰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하만은 어제까지만 해도 왕의 총애를 받으며, 유다인을 몰살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자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스스로 세운 장대의 위협을 느끼며 두려움에 휩싸인 채 불려 나가고 있습니다. 그가 어제 세웠던 계획이 오늘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심판이 될 줄은 알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교만과 악한 도모는 하나님 앞에서는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이 장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왕후 에스더의 담대한 호소와 하나님의 개입

에스더는 잔치 자리에서 왕의 두 번째 질문을 받습니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7:2). 왕의 질문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지만, 에스더의 대답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 있고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내 생명과 내 민족을 구원해 주소서"(7:3)라는 말은 단순한 청원을 넘어,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위한 대언이며, 죽음을 각오한 신앙적 고백입니다.

 

에스더는 매우 지혜롭게 문제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하만이 만든 조서로 인해 유다인들이 말살 위기에 놓였고, 그 속에는 왕후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밝힙니다. 그녀는 왕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상황의 심각성과 부당함을 강력하게 호소합니다. 그녀의 담대한 외침은 단지 인간적인 용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담대함이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중보자의 사명을 감당하는 장면입니다.

 

이에 왕은 분노하며 "그 자가 누구냐?"(7:5)고 묻습니다. 에스더는 명확하게 선언합니다.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하만이니이다"(7:6). 이 짧은 대답은 왕궁 안의 모든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꾸고, 하나님의 심판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순간이 됩니다. 숨겨졌던 진실이 드러나고, 가려졌던 정의가 나타나는 그때, 하나님은 인간의 입술을 통해 공의를 선언하게 하십니다.

 

하만의 몰락과 하나님의 심판

왕은 심히 노하여 자리를 박차고 나갑니다(7:7). 그의 분노는 단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왕으로서의 결정과 판단이 임박했음을 뜻합니다. 하만은 에스더에게 살려 달라고 매달리지만, 그의 모든 행동은 도리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하만이 에스더의 침상 가까이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본 왕은 더욱 크게 분노하며 말합니다. "궁중에서 왕후를 강간하려는가?" 이 말은 하만의 운명을 완전히 결정짓는 말입니다.

 

왕의 내시 중 하나인 하르보나가 결정적인 정보를 추가합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매달기 위해 50규빗 장대를 세워 두었습니다"(7:9). 이 한 마디는 왕의 심판을 구체화시키는 열쇠가 됩니다. 하나님은 때로 의인의 말 한 마디, 충성된 자의 정보 한 줄을 사용하여 악인의 궤계를 꺾으십니다. 왕은 즉시 하만을 그 장대에 매달라고 명령합니다(7:10).

 

이 장대는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기 위해 준비했던 것인데, 이제는 하만 자신이 심판받는 도구가 됩니다. 이는 성경 전체에서 반복되는 하나님의 정의의 방식입니다. 함정을 파는 자는 자신이 그 함정에 빠지고, 궤계를 꾸미는 자는 그 궤계에 스스로 얽매이게 됩니다(시편 7:15, 잠언 26:27).

 

하나님의 심판은 지체되지 않으며, 정확합니다. 하만은 자신의 계획과 권세로 무장한 자였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은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담대함 앞에 무너집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정치와 권력의 중심에서도 자기 백성을 기억하시며, 구원하시고 심판하시는 분이심을 이 장면에서 분명히 보여 주십니다.

 

마무리: 구원과 심판의 교차점에서

에스더서 6:14-7:10은 단순히 악인의 몰락을 보여주는 본문이 아닙니다. 이 본문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 그리고 신실한 백성의 담대한 순종이 어떻게 역사를 뒤바꾸는지를 보여주는 구속사적 전환점입니다. 하나님은 어둠의 계획을 밝히 드러내시며, 숨어 있던 의인의 입술을 통해 진리를 선포하게 하시고, 교만한 자를 낮추시며 겸손한 자를 높이십니다.

 

오늘날 우리도 수많은 위기와 불의의 상황 속에 서 있습니다. 진실이 감춰지고, 거짓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에스더처럼 담대하게 하나님의 편에 서야 하며, 모르드개처럼 정의를 따라 일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언제나 우리보다 앞서 일하고 있으며, 때가 되면 반드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무서우면서도 위로가 됩니다. 그것은 악인을 향한 두려움이자, 의인을 위한 보호의 울타리입니다. 우리는 이 구원의 드라마 속에서 하나님의 손을 보며, 오늘도 그 손을 신뢰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만하지 말고, 불의에 타협하지 말며, 진리 안에 굳건히 서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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