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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역대상 22:1 - 22:19 묵상

by 파피루스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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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을 준비하는 사람, 다윗

역대상 22장은 다윗이 성전을 직접 짓지는 않지만, 그 준비를 신실하게 감당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음에도 다윗은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모든 것을 예비하며 아들 솔로몬을 격려합니다. 이는 우리 삶에서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그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준비하는 믿음의 자세가 얼마나 귀한지를 교훈합니다. 또한, 성전 건축의 구속사적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우는 사역과 연결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묵상의 주제가 됩니다.

성전의 자리를 밝히다 (1절)

본문의 시작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다윗이 이르되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전이요 이는 이스라엘의 번제단이라 하였더라." (22:1) 다윗은 전염병이 그친 바로 그 장소, 오르난의 타작 마당을 성전터로 선포합니다. 이 선언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개입과 응답이 임했던 장소이기 때문에 성소가 될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전'은 히브리어 בַּיִת (bayit)로, 단순한 건물이 아닌 '하나님의 거처'를 의미합니다. 다윗은 단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 자리로서 이곳을 인식합니다. 또한 '번제단'(mizbeach)이라는 표현은 이곳이 희생과 속죄의 중심이 될 것임을 선언합니다. 이는 장차 예루살렘 성전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을 예표하는 공간이 됨을 미리 암시합니다.

이처럼 우리 신앙의 삶도 하나님이 응답하신 자리에 영적 제단을 세우는 일이 중요합니다. 회복과 은혜의 자리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하나님께 예배해야 할 장소입니다.

준비하는 자의 믿음 (2절–5절)

다윗은 이방인들을 소집하여 성전 건축에 필요한 석공을 마련하고, 철과 놋과 백향목을 넉넉히 준비합니다. 여기에 나타나는 다윗의 행위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그의 신앙 고백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성전을 짓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준비합니다.

3절의 '많은 철'과 '무게를 달 수 없는 놋'은 양의 크기뿐 아니라, 하나님의 집에 대한 다윗의 사랑과 경외를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누리지 못할 성전의 영광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쏟아 붓습니다.

이는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자의 마음입니다. 다윗은 단지 자기 시대만을 위해 살지 않았습니다. 후대를 위해, 하나님의 약속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단회적인 열정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로 나타나야 합니다.

솔로몬은 아직 '어리고 연약하여' 성전 건축을 혼자 감당할 수 없기에(5절), 다윗이 나서서 길을 열어줍니다. 이는 공동체 안에서 연약한 자들을 위해 먼저 수고하고 준비하는 믿음의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지도자의 자리는 자랑이 아니라 준비와 헌신의 책임입니다.

아들에게 전한 신앙의 유산 (6절–16절)

다윗은 아들 솔로몬을 불러 하나님의 말씀과 비전을 전합니다. 8절에서 하나님께서 성전 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신 이유는 "너는 피를 심히 많이 흘렸고 크게 전쟁하였음이라" 하신 말씀 때문입니다. 여기서 '피를 흘렸다'는 표현은 단순한 폭력이나 잔혹성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거룩한 성전에는 평화의 상징인 인물을 원하신다는 영적 기준을 보여줍니다.

9절은 솔로몬의 이름에 대한 예언적 의미를 설명합니다. "보라 한 아들이 네게서 나리니 그는 평강의 사람이라." 솔로몬(שְׁלֹמֹה, Shlomo)의 이름은 샬롬(שָׁלוֹם)에서 유래하며, '평화로운 자'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성전 건축의 사명을 평화의 왕에게 맡기십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화평의 왕'(사 9:6)으로 오셔서 성전을 이루실 분이심을 미리 보여줍니다.

다윗은 솔로몬에게 신앙의 유산을 남기며, 무엇보다 여호와께 복종할 것을 강조합니다(12–13절). 여호와의 율법을 지켜야 할 것이며, 여호와를 찾으면 번창할 것이나, 버리면 영원히 버림받을 것을 경고합니다. 이 경고는 단순히 솔로몬 개인만이 아니라, 모든 지도자와 백성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원리입니다.

또한 다윗은 자신이 준비한 모든 물질을 솔로몬에게 위임하며(14절), 성전 건축에 동참할 기술자들과 지도자들을 언급합니다(15–16절). 이는 믿음의 유산은 물질만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것, 즉 다음 세대를 위한 공동체적 훈련과 준비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단의 권면과 공동체의 동역 (17절–19절)

다윗은 이스라엘 모든 방백에게 명령하여 솔로몬을 도우라고 합니다. 여기서 '마음을 굳게 하여'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חָזַק (chazaq)으로, '강하게 하다, 담대하게 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신앙의 결단과 용기를 동시에 요구하는 표현입니다. 다윗은 성전 건축이라는 거룩한 사명을 위해 모든 백성이 마음을 하나로 모을 것을 요청합니다.

19절은 본문의 절정을 이룹니다. "이제는 마음과 뜻을 굳게 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구하라." 여기서 '구하라'는 히브리어 דָּרַשׁ (darash)는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간절히 찾고 추구하다'는 뜻을 지니며,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신앙의 태도를 가리킵니다. 그 뒤에야 비로소 성전 건축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명백히 밝히는 말씀입니다.

신앙의 사역은 언제나 전심에서 비롯되며, 순종의 발걸음과 공동체의 동역이 함께할 때 완성됩니다. 이는 오늘날 교회 사역과 영적 공동체 형성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결론: 우리는 준비하는 자입니다

다윗은 성전을 짓지 못했지만, 성전보다 더 위대한 순종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준비하는 자였고, 물러나면서도 미래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역대상 22장은 우리에게도 같은 부르심을 줍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으며, 후대에게 어떤 믿음을 전수하고 있는지를 묵상하게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전된 우리는 다윗처럼 다음 세대와 공동체를 위해 준비하고, 헌신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은 우리 삶 속에 친히 거하시며, 그분의 집을 우리 안에 세우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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