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빚어진 기도의 열매, 한나처럼
오늘은 인물 설교 두 번째로 한나를 살펴 보려고 합니다. 한나는 사사시대와 왕정시대를 잇은 사무엘은 낳은 여성입니다. 성경에 가장 아름답고 귀한 여성 중의 한 명입니다. 이제, 그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더 깊은 믿음이 세계로 들어가 봅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신앙생활 가운데 우리가 가장 많이 겪는 고통 중 하나는 바로 기다림입니다. 기도는 했는데 응답은 없고, 간절함은 깊어졌는데 현실은 변하지 않을 때, 우리는 낙심하고 절망하기 쉽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런 기다림과 아픔 속에서도 무릎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갔던 여인, 한나를 만나보려 합니다. 그녀는 단지 아이를 얻은 여인이 아닙니다. 그녀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깊이 만난 여인이었습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은 "눈물로 빚어진 기도의 열매, 한나처럼"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도 다시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고통 중에 드린 통곡의 기도 (삼상 1:10)
한나는 남편 엘가나의 사랑을 받았지만, 아이를 낳지 못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여성이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슬픔을 넘어서 사회적 수치와 저주의 징표로 여겨졌습니다. 더군다나 남편의 다른 아내 브닌나는 자녀를 낳고, 그로 인해 오히려 한나를 괴롭히고 자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녀의 고통은 말할 수 없는 깊은 상처였습니다. 그런데 한나는 그 상처를 사람에게 풀지 않고, 하나님께로 가져갑니다. 그녀는 여호와 앞에 마음이 괴로워 통곡하며 기도합니다 (삼상 1:10).
이 기도는 절망의 부르짖음이자 신앙의 절규입니다. 우리가 종종 기도는 점잖고 차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경은 오히려 부르짖는 기도, 통곡하는 기도를 귀하게 여기십니다. 한나의 기도는 곧 울음이고, 그 울음은 하늘을 향한 탄식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영혼 전체를 쏟아내듯 기도했습니다. 이는 단지 자녀를 얻기 위한 요청이 아니라, 하나님의 응답만이 자신의 존재를 회복할 수 있음을 아는 영혼의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그와 같은 통곡의 기도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 울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조차 하나님께 가져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믿음의 기도요, 회복의 기도입니다.
서원으로 드린 신앙의 약속 (삼상 1:11)
한나는 단지 기도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하나님께 서원했습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신다면 그 아이를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말입니다 (삼상 1:11). 이것은 단순한 흥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기도는 자기 중심적 요구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결단이었습니다. 아들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수단 삼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아들을 구한 것입니다.
서원은 신앙의 책임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며, 쉽게 번복해서도 안 되는 고백입니다. 한나는 자신의 아픔을 도구로 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아픔을 통하여 하나님께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서원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인생을 꿈꾸는 여인의 고백이었고, 그녀의 믿음은 그 고백을 통해 더 깊어졌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 서원하는 믿음의 고백이 필요합니다. 응답받기 위한 도구가 아닌, 헌신하기 위한 다짐 말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원하는 간절함 속에서, 그분의 계획 앞에 나의 삶을 내려놓을 수 있는 믿음 말입니다.
오해받아도 멈추지 않는 기도 (삼상 1:12-16)
한나의 기도는 사람들의 눈에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대제사장 엘리는 그녀가 술에 취한 줄 알았고, 그녀를 책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취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슬퍼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삼상 1:15).
신앙생활은 때로 오해를 감수해야 할 용기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와 헌신이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비춰질 수도 있고, 믿음의 결단이 세상 사람들에겐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시선입니다. 한나는 사람의 눈보다 하나님의 마음에 집중했습니다. 기도는 사람의 평가를 넘어서는 영역입니다.
우리도 때로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 앞에 조용히 울고 있을 뿐인데, 세상은 그것을 연약함이나 무능력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눈물의 기도를 아십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하나님은 중심을 보십니다. 한나는 그 중심을 지켰고,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사무엘을 얻고, 하나님을 높이다 (삼상 1:20, 2:1-10)
하나님은 한나의 기도를 기억하셨습니다. 그녀는 사무엘을 낳았고, 그 이름은 '하나님께 구하였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삼상 1:20). 그리고 그녀는 그 아이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서원을 지켰고,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다음입니다.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린 후, 그녀는 찬양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것이 바로 사무엘상 2장의 찬양입니다. 그 찬양은 단순히 아들을 낳은 기쁨의 노래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주권, 구원, 높이심과 낮추심, 정의와 긍휼이 가득 담긴 신학적 찬송입니다. 고통의 여인이 이제는 예언자와 같은 입술로 하나님을 높입니다.
이것이 기도의 열매입니다. 단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하나님을 더 높이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 한나의 눈물은 찬양으로 변했고, 그녀의 기도는 이스라엘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여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한나는 기도로 운명을 바꾼 여인이 아닙니다. 기도로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맞춘 여인입니다. 그녀는 통곡했지만 낙심하지 않았고, 오해받았지만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응답을 받았지만 자기 것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께 돌려드렸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어떻습니까? 한나처럼 울고, 한나처럼 서원하며, 한나처럼 드릴 수 있습니까? 기도의 자리에서 인생을 다시 쓰는 은혜가, 오늘 우리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눈물로 무릎 꿇는 한 사람의 기도를 하나님은 기억하십니다. 그 기도가 가정을, 교회를, 민족을 살릴 수 있습니다. 눈물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눈물의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신비한 능력입니다.
우리 모두 한나처럼 기도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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