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בְּרֵאשִׁית): 시작 안에 담긴 하나님의 목적과 지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성경의 가장 첫 단어,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에" (בְּרֵאשִׁית - 베레쉬트)라는 심오한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과 변함없는 지혜를 깨닫는 귀한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 짧은 단어 속에는 단순한 우주와 만물의 시간적 시작을 넘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과 구원의 웅대한 계획이 씨앗처럼 압축되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그 시작 안에 깊숙이 감추어진 하나님의 헤아릴 수 없는 뜻을 함께 조심스럽게 헤아려 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시작의 주권자 하나님 (창세기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1). 이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선언은 모든 존재와 시간의 시작이 오직 스스로 계신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우리에게 분명하게 밝혀줍니다. 여기서 "태초에" (בְּרֵאשִׁית - 베레쉬트)라는 단어는 단순히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의 가장 맨 처음 순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히브리어 문법의 섬세한 구조를 통해 볼 때, 이 단어는 독립적인 완전한 절이 아니라, 이어지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명사절에 종속된 형태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우주 창조라는 놀라운 사건이 하나님의 즉흥적인 행위가 아니라, 영원 전부터 품으신 주권적인 뜻과 완벽한 계획 안에서 시작되었음을 강력하게 암시합니다. 마치 숙련된 건축가가 오랜 고심 끝에 완성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견고한 집을 짓듯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미리 준비하신 목적과 무한한 지혜를 따라 창조 사역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첫 말씀을 깊이 묵상함으로써,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세상이 우연이나 예측 불가능한 무작위적인 힘에 의해 그저 흘러가듯 생겨난 것이 아니라, 전능하시고 지혜로우신 하나님의 섬세한 계획과 변함없는 섭리 가운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 정연하게 창조되었음을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각 개인의 존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깊은 생각 없이 그저 이 광활한 세상에 무심히 던져진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니라, 그분의 측량할 수 없는 사랑과 영원한 목적 안에서 특별하게 창조된 존귀한 존재입니다 (시편 139:13-16). 그러므로 우리는 매 순간 우리의 삶의 시작과 진정한 주인이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심을 겸손히 인정하며, 그분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따라 살아가는 지혜를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머리"와 "첫 열매"의 심오한 의미 (רֵאשִׁית - 레쉬트)
"태초에" (בְּרֵאשִׁית - 베레쉬트)라는 단어의 더욱 깊은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그 어근인 "레쉬트" (רֵאשִׁית)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에서 단순히 시간적 순서의 처음을 넘어, "머리", "으뜸", "가장 중요한 것", 심지어 "첫 열매"라는 풍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태초의 창조가 단순한 시간적 시작을 넘어, 앞으로 펼쳐질 하나님의 모든 역사와 인류를 향한 구원 계획의 가장 우선적이고 핵심적인 토대임을 시사합니다. 마치 귀한 수확의 첫 열매가 그 풍성한 결실 전체를 대표하듯이, 태초의 창조는 하나님의 모든 사역의 시작이자, 그분의 성품과 계획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인 것입니다.
구속사적인 웅장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첫 열매"의 의미는 장차 이 땅에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강력하게 예표합니다 (고린도전서 15:20). 예수님은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영광스럽게 다시 살아나심으로, 우리에게 허락될 영원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믿는 우리 또한 그 첫 열매를 따라 장차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초의 창조는 단순히 아득한 과거의 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시작되어 마침내 완성될 미래의 영원한 구원까지 굳건하게 이어지는 하나님의 신실하시고 변함없는 약속의 숭고한 시작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첫 열매" 되신 존귀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과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분명히 발견하고, 그분 안에서 우리의 삶의 참된 의미와 영원한 목적을 확고하게 찾아야 합니다.
관계 속에서 시작된 조화로운 창조 (하나님과 천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1)라는 간결한 말씀은 창조주 하나님과 그분이 친히 창조하신 광활한 세계와의 첫 번째이자 가장 근본적인 관계를 우리에게 조용히 보여줍니다. 여기서 "하나님" (אֱלֹהִים - 엘로힘)이라는 존칭은 독특하게도 복수 명사 형태로 사용되어, 창조의 주체이신 하나님의 무한한 위엄과 능력을 장엄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창조 사역이라는 위대한 과업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풍성하고 다채로운 관계성을 은밀하게 암시합니다. 이는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과 충만한 교제 안에서 거하시는 하나님께서 그 사랑의 속성대로 세상을 창조하셨음을 시사합니다.
구속사의 깊은 맥락에서 볼 때, 이 창조의 관계성은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원하고 완전한 사랑의 관계를 반영합니다. 태초부터 성부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계셨던 말씀,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창조되었고 (요한복음 1:1-3), 능력의 하나님의 영 (루아흐 엘로힘)은 혼돈의 수면 위를 역동적으로 운행하시며 창조 사역에 능동적이고 핵심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창세기 1:2). 이처럼 창조는 삼위 하나님의 완벽한 조화와 아름다운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그 중심에는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의 관계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또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특별하게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로서, 근본적으로 사랑과 관계 속에서 참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고 풍성한 삶을 누리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창세기 1:27). 하나님과의 깊고 친밀한 관계, 그리고 우리 서로와의 진실하고 따뜻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참된 기쁨과 영원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태초에 시작된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의 관계를 우리의 삶 속에서 본받아, 우리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우리 자신을 사랑하듯 우리의 이웃을 귀히 여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복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마태복음 22:37-39).
결론: 시작을 깊이 기억하며 영원한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십시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에" (בְּרֵאשִׁית - 베레쉬트)라는 짧지만 깊고 풍부한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그 시작 안에 담긴 하나님의 헤아릴 수 없는 목적과 변함없는 지혜를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태초의 창조는 결코 우연이나 갑작스러운 충동이 아닌, 영원 전부터 계획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의 시작이었으며, 그 시작 안에는 "머리"와 "첫 열매"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우리의 영원한 구원의 숭고한 계획이 이미 씨앗처럼 심겨 있었습니다. 그 존귀하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과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발견했고,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본질적인 존재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태초"의 깊은 의미를 우리의 매일의 삶 속에 겸손히 새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삶의 시작과 궁극적인 주인이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심을 늘 기억하고, 죄와 사망을 이기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진 놀라운 구원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며,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그리고 우리 서로 간의 사랑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이루어 드리는 복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태초에 시작된 하나님의 그 놀랍고 위대한 계획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각 사람의 삶 속에서 신실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을 향하여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담대히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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