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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오경/창세기

창세기 1장 설교, 혼돈 (תֹּהוּ וָבֹהוּ): 무질서에서 질서로

by 파피루스 202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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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תֹּהוּ וָבֹהוּ): 무질서에서 질서로의 하나님의 역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창세기 1장 2절의 깊은 묵상 속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창세기 1:2). 이 말씀은 창조 이전의 상태, 곧 "혼돈하고 공허한" (תֹּהוּ וָבֹהוּ - 토후 와보후) 땅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무질서와 비어 있음의 상태를 깊이 묵상하며, 그 가운데 질서를 창조하시고 의미로 채우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과 목적을 깨닫는 은혜의 시간을 갖기를 소망합니다.

황량함과 공허함 (תֹּהוּ וָבֹהוּ)

창세기 1장 2절에서 묘사하는 창조 이전의 땅의 상태, "혼돈하고 공허한" (תֹּהוּ וָבֹהוּ - 토후 와보후)은 단순히 물리적인 무질서를 넘어선 깊은 영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토후" (תֹּהוּ)는 '황량함', '무형함', '무의미함'을 의미하며, 아직 어떤 형태도 갖추어지지 않고 목적 없이 방치된 상태를 연상시킵니다. 반면 "보후" (בֹּהוּ)는 '공허함', '텅 빔', '채워지지 않음'을 의미하며, 생명력 없고 내용물 없이 텅 비어 있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빛조차 없는 깊은 흑암이 깊음 위에 드리워진 이 모습은, 하나님의 창조 행위가 시작되기 전 세상의 절망적이고 희망 없는 상태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토후 와보후"의 상태는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인간의 영적인 상태를 반영합니다. 죄는 우리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황량하고 공허하게 만들며, 참된 의미와 목적을 잃어버린 채 어둠 속에서 방황하게 합니다. 마치 형태 없는 땅처럼 우리의 삶은 방향을 잃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속에서 갈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절망적인 상태 가운데,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며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준비하셨습니다. 이는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에게,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통해 새로운 생명과 소망이 주어질 수 있음을 예표하는 것입니다.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영 (רוּחַ אֱלֹהִים)

혼돈과 공허, 흑암으로 가득 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창세기 1장 2절은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רוּחַ אֱלֹהִים עַל־פְּנֵי הַמָּיִם - 루아흐 엘로힘 알페네 하마임)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운행하시니라" (רָחַף - 라하프)는 마치 어미 새가 알을 품어 따뜻하게 보호하며 부화시키듯이, 혹은 강력한 바람이 표면을 휩쓸며 역동적인 변화를 일으키듯이, 하나님의 영께서 창조의 잠재력을 품고 적극적으로 역사하시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이 움직임은 단순한 존재 이상의 창조적인 능력과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활동을 보여줍니다.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의 영의 운행하심은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예표합니다. 성령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우리 안에 내주하셔서, 우리의 황량하고 공허한 영혼을 새롭게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생명으로 채우시는 분이십니다 (에스겔 36:26-27, 요한복음 3:5-8). 죄로 인해 흑암 속에 갇혀 있던 우리에게 성령님은 빛으로 임하셔서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삶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겸손히 구하며, 그분의 능력으로 우리의 내면이 하나님의 질서와 의미로 채워지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질서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목적

혼돈과 공허의 상태를 딛고,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빛을 창조하시고 (창세기 1:3), 나누시고 (창세기 1:4), 이름을 부여하시며 (창세기 1:5), 궁창을 만드시고 물을 나누시며 (창세기 1:6-7), 뭍과 바다를 나누시고 식물을 내시는 (창세기 1:9-11) 놀라운 창조 사역을 펼치셨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무질서 (תֹּהוּ - 토후)로부터 질서 (סֵדֶר - 세데르)를, 공허함 (בֹּהוּ - 보후)으로부터 풍성한 채우심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목적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단순한 물질의 형성을 넘어, 의미와 목적이 부여된 조화로운 질서를 세우시는 행위였습니다.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질서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됩니다. 죄로 인해 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물 사이의 모든 관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회복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골로새서 1:19-20). 예수 그리스도는 혼란스러운 세상에 참된 평화와 질서를 가져오셨고, 성령님을 통해 우리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되는 질서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질서를 발견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어 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결론: 혼돈 속에서 피어나는 소망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창세기 1장 2절의 "혼돈하고 공허한" 땅의 모습을 묵상하며, 그 절망적인 상태 가운데 질서를 창조하시고 의미로 채우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과 목적을 깨달았습니다. "토후 와보후"는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우리의 영적인 상태를 반영하지만, 그 가운데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영은 새로운 창조와 회복의 소망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혼돈을 질서로 바꾸시고, 공허함을 풍요로움으로 채우셨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의 깨어진 삶을 회복시키시고 새로운 질서 안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전히 우리 삶 속에 남아있는 혼돈과 공허함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소망을 품어야 합니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참된 질서와 의미를 발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은 오늘도 우리 삶 가운데 역사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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