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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설교문

부활 설교, 고전 15:1-11 만삭되지 못한 자에게도

by 파피루스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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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복음, 헛되지 않은 은혜

고린도전서 15장 1절부터 11절은 바울이 전한 복음의 핵심을 요약하며, 특별히 부활의 진리를 선포하는 결정적인 본문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과거에 있었던 사건의 증언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믿고 살아가야 할 복음의 중심이자, 부활주일에 우리가 붙들어야 할 생명의 선언입니다. 이 본문은 부활의 사실성과 그 역사적 증거, 그리고 부활이 가져오는 실존적 변화까지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살아나셨다는 복음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을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너희가 그것을 굳게 잡고 있으면 구원을 얻으리라"(고전 15:1–2)

바울은 자신이 전한 복음을 다시 상기시키며 설교를 시작합니다. 고린도 교회 안에는 부활에 대해 혼란과 의심이 있었고, 어떤 이들은 죽은 자의 부활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습니다(고전 15:12). 바울은 이 복음이 단지 철학적 사유나 사변적 사상이 아니라, 실제적이며 역사적인 사건에 근거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복음은 우리가 서 있는 토대이며, 그것을 굳게 잡고 있으면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복음의 중심은 분명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고전 15:3–4)는 것입니다. 여기서 바울은 ‘성경대로’라는 표현을 반복하여 강조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단지 우연하거나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구약의 예언과 하나님의 구속 계획 속에서 미리 정해진 언약의 성취라는 뜻입니다. 이사야 53장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시편 16편은 부활의 예고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 죄를 위하여’ 이루어진 대속적인 희생입니다. 헬라어로 ‘ὑπὲρ τῶν ἁμαρτιῶν ἡμῶν’(후페르 톤 하마르티온 헤몬)은 ‘대신하여’라는 뜻으로, 대리적 속죄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부활은 그 속죄가 하나님 앞에서 받아들여졌음을 입증하는 하나님의 선포입니다.

부활은 단순한 기독교의 상징이 아닙니다. 그것은 구원의 핵심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의 선포입니다. 만약 그분이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된 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고전 15:17). 그러나 그분은 살아나셨고, 그 부활이 바로 우리의 소망입니다.

부활의 증거, 역사 위에 선 복음

"개바에게 보이시고 후에 열두 제자에게와… 오백여 형제에게 일시에 보이셨나니"(고전 15:5–6)

바울은 부활의 객관적인 증거들을 열거하며, 부활이 단지 내면의 신앙 체험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임을 입증합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자들의 실명을 언급하고, 그들 중 다수가 살아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직접 그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기록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은밀하게 일어난 환상이 아니라, 실제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었던 실체였습니다. 개바(베드로), 열두 제자, 오백 명의 형제들, 야고보, 사도 바울 자신까지—이 모든 증언은 역사적으로 예수님의 부활이 명백한 사실임을 증거합니다. 여기서 ‘보이셨다’는 동사는 헬라어로 ‘ὤφθη’(오프데)로, 능동적으로 누군가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계시적 사건임을 나타냅니다.

바울은 부활을 본 자들의 공통점이 믿음의 증인으로 세움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부활은 단지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사실이 아니라,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베드로는 부활을 보고 사도로 회복되었고, 바울은 부활하신 주를 만나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의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그 증언을 말씀을 통해 들으며 성령 안에서 동일한 능력을 경험합니다. 신자는 부활을 지식으로 아는 자가 아니라, 그 부활의 생명에 참여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복음은 지금도 역사 속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가장 작은 자에게도 주어진 은혜

"맨 나중에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내게도 보이셨느니라…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니라"(고전 15:8–9)

바울은 부활의 증거를 말하면서 자신을 가장 끝에 위치시킵니다. 자신은 교회를 핍박했던 자로서, 사도의 자격조차 없는 자였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부활하신 주님이 나타나셨고, 그를 부르시고 사도로 세우셨습니다. 바울은 이 사실 앞에서 철저히 겸손해집니다.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

바울의 이 고백은 부활의 은혜가 누구에게나 임할 수 있다는 복음의 포괄성과 능력을 보여줍니다. 인간적으로 가장 자격 없는 자였던 바울에게 주어진 은혜는,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임합니다. 주님은 여전히 자격 없는 자를 부르시고, 은혜로 세우십니다.

부활은 단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자격 없는 자를 불러내어 새로운 존재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부활의 능력을 의지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과거가 어떠하든, 주께서 보이시고 불러주시면, 우리는 주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고린도전서 15장 1–11절은 부활의 복음을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체험, 그리고 구속사의 중심 진리로 함께 보여줍니다. 이 복음은 성경대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언약이며, 부활은 그 언약의 완성과 능력의 증거입니다. 부활은 오늘 우리의 믿음을 붙들어 주는 반석이며, 헛되지 않은 은혜의 표징입니다. 부활주일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이 복음을 붙들고,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살아 있는 소망을 품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살아납니다. 이 부활의 복음은 헛되지 않으며, 지금도 살아 역사합니다. 이 은혜 위에 굳게 서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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