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한 목자, 깨어진 언약 속에 드러난 하나님의 슬픔
스가랴 11:1-17은 매우 상징적이며 통렬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하나님의 참된 목자가 거절당하고, 그 결과 이스라엘이 스스로의 길로 나아가면서 겪게 되는 심판과 고통을 예언합니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타락과 거짓 지도자들의 탐욕을 고발하며, 구속사적으로는 장차 오실 메시아께서 거절당하실 사건을 예표하는 중요한 예언으로 읽힙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 신앙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진정한 지도자의 의미, 하나님의 언약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무너지는 숲과 목자들의 통곡
본문은 비유적인 재앙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레바논아 네 문을 열고 불이 네 백향목을 사르게 하라” (11:1). 레바논은 고대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위치한 숲의 상징이며, ‘백향목’(אֲרָזִים, arazim)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왕실 건축 자재로 사용된 고귀한 나무입니다. 하지만 이 백향목이 불에 삼켜진다는 것은 영광과 권세의 몰락을 뜻합니다.
“전나무여 울지어다 백향목이 엎드러졌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황폐하였음이라” (11:2)라는 말씀은, 점차 하향하는 구조로 숲 전체가 황폐해지는 것을 묘사합니다. 이는 단지 자연의 재앙이 아니라, 사회적, 영적 질서의 붕괴를 상징합니다. 지도자들, 곧 목자들은 “그들의 영화가 황폐하였으므로 통곡한다” (11:3)고 말합니다.
이 구절은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과 지도자 계층의 몰락을 예고하며, 그 근본 원인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린 이스라엘의 불순종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오늘날에도 교회와 사회가 무너지는 근본 이유는 외적 공격이 아니라, 내부의 영적 타락에서 비롯된다는 교훈을 기억해야 합니다.
참된 목자와 거절의 예언
11:4 이하에서는 스가랴 자신이 하나의 상징 행위를 통해 예언을 수행합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도살할 양 떼를 먹이라” (11:4)고 하십니다. ‘도살할 양 떼’(צֹאן הַהֲרֵגָה, tson haharegah)는 무방비 상태에 놓인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자신을 치는 자들을 따르며(11:5), “그들을 판 자는 죄 없다 하며 그들을 파는 자는 이익을 얻고도 여호와께 찬송한다”고 합니다. 이는 당시 지도자들이 백성을 착취하고도 종교적 언어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위선을 고발하는 말씀입니다.
스가랴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양 떼를 먹이며, 두 막대기—‘은총’과 ‘연합’을 듭니다(11:7). 이 두 막대기는 하나님과의 언약과 이스라엘 지파 간의 연합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백성은 그를 거절하고, 스가랴는 결국 “은총이라는 막대기를 꺾고 모든 백성과 세운 언약을 깨뜨리니” (11:10)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보호가 거두어지는 절정의 장면이며, 백성이 하나님의 사랑을 거절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11:12-13에서 등장합니다. “너희가 좋게 여기거든 내 품삯을 내게 주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라 하매 곧 은 삼십 개를 달아준지라.” ‘은 삼십 개’는 노예 한 명의 가격(출 21:32)이자,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가 받은 금액이기도 합니다(마 26:15). 하나님은 이 값을 “토기장에게 던지라” 하십니다. 이는 마태복음 27:9-10에서 인용되며, 메시아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취급당할지를 예언한 장면으로 해석됩니다.
이 구절은 단순히 인간 지도자의 거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내신 참 목자, 즉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인류의 거절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거절당하고, 언약이 깨어질 때 그 결과는 멸망과 고통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누구를 따르고 있는지, 우리의 신앙이 참된 목자를 향하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합니다.
어리석은 목자와 남은 경고
마지막 부분인 11:15-17은 거짓된 지도자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입니다. 하나님은 스가랴에게 다시금 “어리석은 목자의 기구를 가지라” (11:15)고 하십니다. ‘어리석다’는 단어는 히브리어 ‘אֱוִיל’ (evil)이며, 단지 지능의 부족이 아니라 도덕적, 영적 무지를 뜻합니다. 그는 “멸망당한 자를 찾지 아니하며 흩어진 자를 찾아오지 아니하고 상한 자를 고치지 아니하며 강건한 자를 먹이지 아니하고 살진 자의 고기를 먹으며 또 그 굽을 찢는다” (11:16)고 묘사됩니다.
이는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고, 백성의 영혼을 돌보지 않는 탐욕스러운 목자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목자에 대해 “화 있을진저 양 떼를 버린 못된 목자여 칼이 그의 팔과 오른 눈에 내리리니 그의 팔이 아주 마르고 그의 오른 눈이 아주 멀리라” (11:17)고 저주하십니다.
‘팔’(זְרוֹעַ, zeroa)은 권력과 능력을 상징하며, ‘오른 눈’은 통찰과 지도력을 의미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제거하시겠다는 것은, 거짓된 지도자들에게서 그 능력과 지위를 빼앗으시겠다는 선언입니다. 구속사적으로 이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과 타락을 심판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거절한 자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공의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교회와 신앙 공동체에서도 진정한 목자와 거짓 목자의 차이는 여전히 중요한 분별의 기준입니다. 참된 지도자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자이며, 거짓된 지도자는 양을 이용하여 자기 배를 채우는 자입니다.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따르고 있으며, 또한 우리 자신이 어떤 영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도 깊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결론: 하나님의 마음을 잊지 말라
스가랴 11장은 참된 목자 되시는 하나님이 거절당하고, 그 결과 백성에게 주어지는 심판과 아픔을 경고하는 말씀입니다. 이는 단지 당시 이스라엘의 상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오실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하실지를 예표하며, 거짓 지도자들이 이끄는 길의 파괴적 결과를 드러냅니다. 우리에게 이 말씀은 매우 현실적인 도전이 됩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값싸게 여겨버리는 영적 무지, 주님의 음성을 듣지 않으려는 완고함, 그리고 지도자의 책임을 망각하는 교만 앞에서 우리는 겸손히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은 여전히 참된 목자로 우리를 부르고 계시며, 그분의 음성 앞에 순종하는 자에게 참된 생명과 회복이 주어집니다.
2025년 8월 매일성경 묵상 본문입니다. 날짜와 요일, 묵상 본문을 정리했습니다. 각 묵상글은 날짜에 표기된 본문을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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