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9:1-8 묵상

열방 위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정의와 보호하심

스가랴 9:1-8은 스가랴서 후반부의 시작으로, 하나님께서 이방 나라들을 심판하시며 자신의 백성을 지키시는 공의로운 통치자이심을 드러냅니다. 이 본문은 단지 과거의 역사적 정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 속에서 열방을 다스리시며 하나님의 백성을 보호하시는 주권자의 모습을 그립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신자들은 이 말씀을 통해, 세상의 강대국과 권세자들 속에서도 하나님의 통치와 보호하심 아래에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이 말씀은 위협과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의지하는 믿음을 굳게 세우게 합니다.

열방을 향한 여호와의 경고

본문은 "여호와의 말씀이 하드락 땅에 내리며"(9:1)라는 선언으로 시작됩니다. 하드락은 시리아 북부 지역을 가리키며, 그와 더불어 다메섹(다마스쿠스), 하맛, 두로, 시돈과 같은 당시 이방 도시들이 언급됩니다. 이 지역들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강력했던 나라들이며, 이스라엘을 압박하던 주변 세력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도시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사람들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눈이 여호와를 우러러봄이니라"(9:1 하반절). 여기서 "우러러봄"이라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עֵין אָדָם' (ʿeyn adam), 즉 사람의 눈이라는 단어가 쓰이는데, 이는 단순히 쳐다본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하나님께 집중하고 의지하며 심판을 목도하는 백성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두로에 대한 심판은 특히 상세하게 기록됩니다. 두로는 스스로를 견고하게 했으며, "은을 티끌 같이, 금을 거리의 진흙 같이 쌓았음이로되"(9:3)라고 표현됩니다. 이는 당시 두로가 해상무역을 통해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었음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성을 정복하실 것을 선언하십니다. "주께서 그것을 정복하시며 그 권세를 바다에 쳐넣으시리니"(9:4)라는 말씀은 두로가 자랑하던 해상력과 무역의 근거지가 무너질 것을 예언합니다.

이 장면은 구속사적으로 교만한 세상 권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보여줍니다. 단지 고대 도시들의 멸망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세속적 힘과 교만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진정한 통치자이시며, 그분의 뜻에 반하는 세력은 반드시 무너집니다.

블레셋을 향한 심판과 회복의 은혜

계속해서 본문은 블레셋의 도시들—아스글론, 가사, 에그론, 아스돗에 대한 심판을 선언합니다. "아스글론은 두려워하며 가사는 심히 아파하며 에그론은 그 소망이 수치가 되며"(9:5)는 표현은 각 도시가 받게 될 심판의 감정적, 현실적 충격을 묘사합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과 오랜 적대 관계에 있던 민족으로, 자주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대적해 왔습니다.

"가사에는 왕이 끊어질 것이며 아스글론에는 거민이 없을 것이며"(9:5 하반절)는 말씀은 정치적 구조의 완전한 붕괴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혼혈 백성이 아스돗에 거주하리니"(9:6)는, 그들이 민족적 순수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그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이 무너지는 것을 예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심판 가운데에도 하나님은 긍휼을 보이십니다. "그가 남은 자도 우리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며 유다 족속 같이 되게 하리니"(9:7)는 말씀은 블레셋 가운데서도 회복의 가능성을 열어 두십니다. 이 구절은 구속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면입니다. 단지 이방 민족을 완전히 멸하시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자들을 유다 족속처럼 받아들이시겠다는 선언입니다.

이는 장차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방인이 유대인과 함께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복음의 확장을 상징합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서 2장에서 말하듯,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 되어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되는 구속사의 완성을 예표하는 장면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심판은 철저하지만, 회개하는 자에겐 늘 회복과 통합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둘러 지키시는 백성

마지막으로 본문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보호를 선언하며 마무리됩니다. "내가 내 집을 둘러 진을 쳐서 적군을 지나다니지 못하게 할 것이라"(9:8)는 말씀은 매우 강력한 약속입니다. 여기서 "진을 치다"는 표현은 히브리어 'חָנָה' (chanah)로, 야영하다, 보호하기 위해 자리를 잡다의 의미가 있으며,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백성을 둘러막고 방어하시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어서 "감독하는 자가 다시는 그들 위에 지나가지 못하리니"(9:8)는 말씀이 나옵니다. 여기서 '감독자'는 원어로 'נֹגֵשׂ' (nogesh)이며, 이는 압제자, 강제 노역을 시키는 자를 의미합니다. 과거 바벨론과 같은 외세의 침략과 포로의 고통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입니다. 하나님은 이제 그런 억압이 다시는 하나님의 백성을 덮지 않도록 막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주께서 "이제 내가 눈으로 친히 보았음이라"(9:8)는 선언은, 하나님의 무관심이 아닌 깊은 관찰과 개입을 의미합니다. '보았다'(רָאָה, ra’ah)는 단순히 시각적 인지가 아니라, 판단과 행동의 준비를 내포한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그 백성의 고난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친히 내려오셔서 역사 가운데 보호하십니다.

이 장면은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의 신음을 들으신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셔서 출애굽의 역사를 시작하신 그 사건을 연상케 합니다. 이는 구속사에서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억압 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은 반드시 기억하시고, 보시고, 개입하십니다. 그리고 그 백성을 구원하십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위로이자 확신입니다.

결론: 하나님의 주권과 보호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스가랴 9:1-8은 단순한 이방 도시들에 대한 고대의 심판 선언이 아니라, 구속사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 통치와 보호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본문입니다. 하나님은 열방의 교만을 꺾으시되 회개하는 자를 품으시며, 자신의 백성은 친히 둘러 지키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오늘 우리도 이 말씀을 통해 세상의 불안과 위협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보호하심을 신뢰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보고 계시며, 반드시 자신의 때에 구원의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2025년 8월 매일성경 묵상 본문입니다. 날짜와 요일, 묵상 본문을 정리했습니다. 각 묵상글은 날짜에 표기된 본문을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