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으로 되는 일입니다
스가랴 4장은 포로기 이후 유다의 재건을 위해 주어진 일곱 번째 환상입니다. 감람나무와 금등대의 상징,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신으로 되는’(4:6) 말씀은 오늘날 믿음의 여정에서도 깊은 묵상을 요구합니다. 성전 건축은 단지 건물의 회복이 아닌 하나님의 임재와 구속의 역사를 회복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본문은 무너진 공동체와 신앙을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의 주권과 방법, 곧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며,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예언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금등대와 감람나무의 환상: 하나님의 임재와 사역의 공급
스가랴는 천사의 질문에 답하지 못합니다. “이것들이 무엇이냐?”(4:4)라는 질문은, 당시 이스라엘의 상황—혼란과 낙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던 현실—을 반영합니다. 금등대(히: מְנוֹרָה, menorah)는 출애굽기 25장에서 성막 안에 두었던 일곱 등잔대와 동일한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하나님의 임재, 계시, 그리고 이스라엘이 세상의 빛으로 부름받았음을 상징합니다.
등잔 위의 기름은 성령을 뜻하며, 감람나무(히: זַיִת, zayit)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은 하나님의 사역이 인간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영으로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항상 흘러나오는 기름’이라는 상징은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지만, 하나님의 공급은 끊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성령은 단순한 감정이나 능력의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실행하게 하시는 실제적인 동력입니다.
이 구조는 하나님의 임재가 단절되었던 이스라엘에게 회복을 약속하는 장면이자, 오늘날 교회와 성도가 성령을 의지할 때에만 참된 사역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모형입니다.
스룹바벨의 손과 큰 산: 믿음의 현실을 직면한 위로
본문 6절은 이 환상의 중심 진술입니다.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되는이라.” 여기서 ‘힘’(히: חַיִל, ḥayil)은 군사적 능력, ‘능’(히: כֹּחַ, koach)은 개인의 노력이나 기술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어떤 종류의 인간적 자원이나 전략도 그분의 일 앞에서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큰 산’(4:7)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는 성전 재건을 가로막는 정치적, 경제적, 영적 장애물들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은 이 ‘큰 산’을 “평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십니다. 이 표현은 구약적 언어로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을 뜻하며, 구속사의 맥락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가로막힌 모든 죄와 사망의 벽을 허무시는 예표로 읽혀야 합니다.
또한, “스룹바벨의 손이 이 성전의 기초를 놓았은즉 그의 손이 또한 그 일을 마치리라”(4:9)는 말씀은 하나님의 사역은 시작만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시는 은혜의 말씀입니다. 인간의 손은 떨리고 흔들릴 수 있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완전한 성취로 향합니다. 스룹바벨은 단지 지도자라기보다,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하나님의 집을 세우는 중보자의 예표가 됩니다.
두 감람나무와 기름 부음 받은 자들: 중보와 왕권의 예표
본문 11절 이후에는 등대 옆에 선 두 감람나무가 언급됩니다. 그리고 14절에서 이들은 “기름 부음 받은 두 사람”으로 소개됩니다. 히브리어로 ‘기름 부음을 받은’이라는 표현은 ‘בְּנֵי־הַיִּצְהָר’(bene ha-yitshar)이며, 이는 ‘기름의 아들들’, 곧 특별한 부르심과 성령의 임재를 뜻하는 말입니다.
전통적으로 학자들은 이 두 인물을 당시의 지도자인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총독 스룹바벨로 보았습니다. 이 둘은 각각 제사장적 권위와 왕적 권위를 상징하며, 구약의 분리된 직무가 신약의 그리스도 안에서 통합될 것을 예고합니다. 이는 히브리서 7장의 멜기세덱 계열 대제사장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연결시키는 부분입니다.
또한 감람나무에서 직접 금관으로 연결되어 기름이 흘러드는 구조는, 중보자 없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유지될 수 없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신약의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 통로를 얻게 되었고, 더 이상 인간 제사장이 필요 없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두 감람나무는 그리스도의 왕적, 제사장적 사역을 상징하며, 동시에 교회가 이 사역에 참여해야 함을 상기시킵니다.
성령의 기름 부으심 없이는 어떤 교회도 등불처럼 빛을 낼 수 없습니다. 등잔이 있어도 불이 없으면 어둡고, 기름이 없으면 불도 없습니다. 오늘의 교회는 성령의 기름이 흘러 넘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마무리
스가랴 4장은 우리에게 명확히 말합니다. 하나님의 사역은 사람의 방법과 기술, 제도나 전략이 아닌,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금등대와 감람나무, 기름 부음 받은 자의 상징은 구속사의 중심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게 하며, 그분 안에서 성령이 부어지고, 교회는 밝은 빛을 비추게 됩니다. 낙심과 두려움 속에 있던 스룹바벨에게 주어진 위로는 오늘의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선포됩니다.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네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 우리는 그 믿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2025년 8월 매일성경 묵상 본문입니다. 날짜와 요일, 묵상 본문을 정리했습니다. 각 묵상글은 날짜에 표기된 본문을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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