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는 자의 길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본문은 에스라서 7장 11절부터 28절 말씀입니다. 이 본문은 에스라가 아닥사스다 왕으로부터 조서를 받고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에스라가 ‘율법의 사람’으로 부름받아 실제로 사명을 수행하기 시작하는 부분이지요.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세상의 권세자를 사용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시는지, 그리고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사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본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움직이는 은혜의 손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손이 세상의 권세를 움직이십니다 (에스라 7:11-16)
“이 조서는 제사장이요 학자라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에 익숙한 학자 에스라에게 아닥사스다 왕이 내린 조서의 초본이라” (7:11). 이 조서는 단순한 행정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인간의 역사 속에 개입하는 구속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왕은 에스라를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에 익숙한 학자’로 정의합니다. ‘익숙한’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סָכַל (sakal)에서 왔으며,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통찰과 분별을 가진 지혜’를 뜻합니다. 즉, 에스라는 단순히 율법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현실을 해석할 줄 아는 지혜로운 자였습니다.
아닥사스다 왕은 에스라에게 ‘예루살렘으로 가서 네 손에 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그 백성을 살피라’ (7:14)고 명령합니다. ‘살피라’는 히브리어 בָּחַן (bachan)으로, ‘시험하다, 점검하다, 바로 세우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 조사 명령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의 영적 상태를 바로 세우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왕의 입술을 통해 선포된 것입니다.
15절에서 왕은 “왕과 그의 일곱 장관이 예루살렘에 계신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드리려고 자원하여 드린 은과 금을 네 하나님께로 가져가라”고 명령합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이방 왕이 자원하여 예물을 드리고, 성전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게 한 것입니다. 여기서 ‘자원하여 드린’이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נָדַב (nadab)으로, ‘자유롭게, 마음으로 우러나 드리다’는 뜻을 갖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믿지 않는 자의 마음까지 감동시키십니다. 세상의 왕이 하나님의 계획을 수행하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때는, 언제나 세상의 통로를 사용하십니다. 우리는 종종 믿지 않는 사람들을 두려워하거나, 그들의 결정에 휘둘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 자는 압니다. 왕의 마음이든, 제국의 제도이든,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통제를 넘어, 인간의 구조와 권세 속에서도 완전하게 이루어집니다.
말씀의 사람은 하나님의 일을 신실하게 감당합니다 (에스라 7:17-20)
“이 은과 금으로 수송아지와 숫양과 어린양과 또 그 소제와 전제의 물품을 사서 예루살렘 하나님의 성전 제단 위에 드리고…” (7:17). 아닥사스다 왕은 예루살렘에 도착한 에스라가 반드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도록 명령합니다. 그는 단순히 예루살렘의 행정을 감독하는 관리가 아니라, 예배 회복의 사명을 받은 하나님의 종이었습니다.
18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나머지 은금은 너와 네 형제가 너희 하나님의 뜻을 따라 처분하라.” 이방의 왕이 ‘하나님의 뜻’을 언급한다는 것은 신학적으로 놀라운 사건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방의 입술을 사용하여 당신의 주권을 선포하시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처분하다’는 히브리어 עָשָׂה (asah)로, ‘행하다, 실행하다’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은 인간의 결정을 통해서도 당신의 뜻을 실행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위임’을 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신뢰하셔서 당신의 일을 맡기십니다. 믿음이란 단순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일을 ‘신실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에스라는 왕의 조서를 통해 주어진 모든 자원을 오직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그는 세상의 부를 관리했지만, 그 부의 주인이 자신이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청지기의 신앙입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물질과 시간, 은사를 맡기십니다. 그것은 단지 우리가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위해 쓰임받기 위함입니다. 말씀의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예배의 도구’로 사용하는 자입니다.
하나님의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원리 (에스라 7:21-26)
“나 곧 아닥사스다 왕은 강 서편 모든 창고지기에게 조서를 내리노니…” (7:21). 여기서부터는 행정적 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옵니다. 다리오 왕 때 세워진 법령처럼, 이 조서 또한 제국의 공식 명령으로 기록됩니다. 그러나 이 조서의 목적은 정치적 통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을 세상 속에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22절에서 왕은 “하늘의 하나님의 명령을 삼가 행하라”고 명령합니다. 이방의 왕이 “하늘의 하나님”(אֱלֹהֵי שָׁמַיִם, Elohei shamayim)을 언급하는 것은 단순한 신앙의 표현이 아닙니다. 이는 바벨론과 페르시아 제국의 다신교적 구조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신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통해 세상 속에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25절에서 아닥사스다는 에스라에게 놀라운 명령을 내립니다. “너는 네 손에 있는 네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네 백성을 재판하라.” ‘지혜’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חָכְמָה (chokmah)로, ‘하나님의 통찰력, 도덕적 분별력’을 뜻합니다. 즉, 하나님의 법으로 백성을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에스라의 사명은 단순히 제사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으로 공동체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26절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무릇 네 하나님의 율법과 왕의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속히 그에게 판결을 시행하되 죽이거나…” 하나님의 율법은 공동체를 보호하는 울타리이자, 죄를 멈추게 하는 거룩한 기준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지 종교적 교훈이 아니라, 사회의 근본 질서를 세우는 법이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날도 동일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지 교회 안의 규칙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가정, 일터, 사회의 질서를 세우는 근본 원리입니다. 하나님의 법이 중심에 서야 진정한 정의와 평화가 세워집니다.
하나님의 손이 함께할 때 역사는 바뀝니다 (에스라 7:27-28)
본문은 에스라의 찬양으로 마무리됩니다. “우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그가 왕의 마음에 예루살렘 여호와의 성전을 아름답게 할 뜻을 두시고…” (7:27). 여기서 ‘뜻을 두시고’라는 히브리어 נָתַן בְּלֵב (natan belev)는 ‘마음에 두다, 감동시키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왕의 마음속에 ‘예루살렘을 향한 긍휼’을 넣으셨습니다. 모든 변화는 하나님의 감동에서 시작됩니다.
28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하나님 여호와의 손이 내 위에 있으므로 내가 담대하여…” 에스라의 담대함은 인간의 확신에서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치적 권력이나 인간의 지지에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담대함은 ‘하나님의 손’(יַד־יְהוָה, yad-YHWH)이 자신 위에 있음을 믿는 믿음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의 손으로 우리를 붙드십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작아 보일지라도, 그 위에 하나님의 손이 있을 때 역사는 바뀝니다. ‘하나님의 손’은 단지 보호의 상징이 아니라, ‘사명을 수행하게 하는 능력의 손’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맡긴 자를 직접 도우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입니다 — 그분의 손 아래 머무는 것입니다.
마무리
에스라 7장 11절부터 28절은 세상의 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놀라운 구속사의 장면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는 사람은 세상의 권세보다 강하며, 그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법이 세워집니다. 에스라는 율법의 사람으로 부름받았고, 그 부르심 속에서 하나님은 제국의 왕의 마음까지 움직이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하나님의 손 아래에 있습니다. 세상의 권세가 두렵더라도,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신다면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당신의 손으로 우리를 붙드시고,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그러므로 담대하십시오.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는 자는 어떤 세상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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