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룩함을 회복하는 눈물의 회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말씀은 에스라서 9장 1절부터 8절까지의 본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백성들이 다시금 죄에 빠져 있음을 알게 된 에스라의 깊은 통곡과 회개의 장면입니다. 성전이 재건되고 예배가 회복되었지만, 백성의 마음은 여전히 혼합과 타락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 말씀은 거룩함을 잃은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다시 회개로 나아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진정한 회개란 무엇인지, 그리고 거룩함을 회복하는 은혜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함께 배우게 될 것입니다.
죄를 직시하는 믿음의 눈 (에스라 9:1-2)
“이 일 후에 방백들이 내게 나아와 이르되 이스라엘 백성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 그 지방 백성들과 서로 통혼하여 그 가증한 일에서 떠나지 아니하고…” (9:1). 본문은 “이 일 후에”로 시작합니다. 이는 2차 귀환과 성전 봉헌 이후, 영적 쇄신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때에 다시금 드러난 죄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회복하신 공동체 안에도 죄는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여기서 ‘통혼하다’는 히브리어 חָתַן (chathan)으로, 단순히 결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적 결속을 맺다’는 뜻입니다. 즉, 단순한 문화적 혼합이 아니라 신앙의 타락을 뜻합니다. ‘그 가증한 일’(תּוֹעֵבָה, toevah)은 하나님 앞에서 혐오스러운 우상 숭배적 행위를 가리킵니다. 백성은 하나님과의 언약적 순결을 깨뜨렸습니다.
2절은 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합니다. “그들의 자손이 그 지방 백성의 딸들을 맞아 아내를 삼아 거룩한 씨가 이방 백성과 섞였으며…” 여기서 ‘거룩한 씨’(זֶרַע הַקֹּדֶשׁ, zera haqodesh)는 언약 백성의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 속한 백성이 세상의 가치와 섞였다는 것은 영적 배도의 상징입니다. 그뿐 아니라, 지도자들마저 이 죄에 앞장섰습니다. “방백과 고관들이 이 죄에 먼저 손을 대었느니라” (9:2).
에스라는 이 사실을 듣고 깊은 절망에 빠집니다. 믿음의 사람은 죄를 볼 때 무감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현실을 직시합니다. 진정한 신앙은 죄를 외면하지 않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익숙해질수록 죄에 대한 감수성도 더욱 깊어져야 합니다.
죄 앞에서 마음을 찢는 통회 (에스라 9:3-4)
“내가 이 일을 듣고 속옷과 겉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으며 기가 막혀 앉으니…” (9:3). 에스라는 백성의 죄를 듣고 옷을 찢습니다. ‘찢다’는 히브리어 קָרַע (qara)로, 슬픔과 애통의 극치를 나타내는 행위입니다. 그는 자신의 머리털과 수염까지 뜯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죄에 대한 경악의 몸짓이었습니다.
그는 ‘기가 막혀 앉았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앉다’(יָשַׁב, yashav)는 단순히 앉는다는 의미를 넘어 ‘멈추다, 정지하다’를 뜻합니다. 에스라는 그 앞에서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님의 거룩 앞에 멈춰 섰던 것입니다. 죄를 깨닫는 자는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회개의 시작은 말보다 침묵 속에서 일어납니다.
4절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떠는 자들이 내게로 모여…”라고 기록합니다. ‘떠는 자들’(חָרֵד, chared)은 하나님 말씀 앞에 두려움과 경외로 서 있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에스라 곁에 모여 함께 탄식합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말씀 앞에 떠는 사람들’을 통해 공동체를 새롭게 하십니다.
성도 여러분, 진정한 회개는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떨며 자신을 낮추는 태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다시 멈춰 설 때, 그분은 우리를 새롭게 세우십니다.
죄를 고백하며 은혜를 붙잡는 믿음 (에스라 9:5-7)
“저녁 제사 때에 내가 근심 중에 일어나서 속옷과 겉옷이 찢어진 채로 무릎을 꿇고 나의 하나님 여호와를 향하여 손을 들고…” (9:5). 에스라는 비로소 무릎을 꿇습니다. 그의 회개는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한 중보의 회개입니다. ‘무릎을 꿇다’는 히브리어 כָּרַע (kara)로, 복종과 예배의 자세를 나타냅니다. 그는 자신을 낮추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6절에서 에스라는 고백합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낯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그는 죄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부끄럽다’는 히브리어 בּוֹשׁ (bosh)로, 죄의식으로 인한 수치와 통회를 의미합니다. 그는 공동체의 죄를 ‘우리의 죄악이 머리 위에 넘치고 우리의 허물이 하늘에 달하였나이다’ (9:6)라고 고백합니다.
이 고백 속에서 에스라는 죄의 누적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죄는 한 세대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때로부터 오늘까지 우리의 죄가 심하였사오며…” (9:7). 그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죄의 역사를 하나님 앞에 드러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그 역사 속에서도 끊이지 않은 하나님의 자비를 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우리 죄악 때문에 적국의 손에 붙이셨사오나…” (9:7). 하나님의 징계 속에도 자비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진정한 회개는 절망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죄를 직시하면서도 은혜를 붙드는 믿음으로 이어집니다. 회개는 심판의 인식에서 은혜의 확신으로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남은 자로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의 은혜 (에스라 9:8)
“이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잠시 동안 은혜를 베푸사 얼마를 남겨 피하게 하시고 그의 거룩한 곳을 주시며…” (9:8). 이 한 절은 에스라의 기도의 전환점이자, 구속사적 의미의 핵심입니다.
‘잠시 동안 은혜를 베푸사’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חֶסֶד מְעַט (chesed me’at)으로, ‘잠시의 은혜’ 또는 ‘짧은 자비’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완전한 회복 이전에도 은혜의 틈을 주십니다. 이 ‘잠시의 은혜’는 완전한 구원의 예표입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그들은 완전한 회복을 이루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그 짧은 회복 속에서도 언약의 불씨를 지키셨습니다.
‘얼마를 남겨 피하게 하시고’의 ‘남겨두다’는 히브리어 שָׁאַר (sha’ar)로, ‘남은 자(remnant)’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언제나 남은 자들을 통해 이어집니다. 완전히 멸망한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항상 믿음의 씨앗을 남기십니다. 그 남은 자들이 바로 하나님의 회복 역사의 시작점입니다.
에스라는 이어서 ‘그의 거룩한 곳을 주시며 우리 눈을 밝히사 우리로 우리 종살이 중에서 조금 소생하게 하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눈을 밝히다’는 히브리어 הֵאִיר עֵינַיִם (he’ir enayim)으로, ‘새로운 깨달음과 소망을 주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회개한 자의 눈을 다시 밝히십니다. 죄의 어둠 속에서도 은혜의 빛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에게 단순한 용서만이 아니라, ‘다시 살아날 힘’을 주십니다. 에스라가 말한 ‘조금 소생하게 하셨나이다’ (מְעַט מִחַיָּה, me’at michayyah)는 ‘새 생명의 회복’을 뜻합니다. 즉, 하나님의 은혜는 단순한 과거의 정화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새 생명의 시작입니다.
마무리
에스라 9장 1절부터 8절은 회개가 어떻게 공동체의 회복을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드러내시되, 그 드러남 속에 은혜의 빛을 함께 비추십니다. 에스라는 절망의 자리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 무릎이 바로 회복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회개는 단순히 죄를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붙드는 신앙의 반응입니다. 우리가 오늘도 죄의 현실 속에서 멈추어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을 때, 그분은 우리 눈을 밝히시고, 다시금 소생하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남은 자를 통해 역사를 이어가시며, 그 남은 자들이 바로 오늘의 우리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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