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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역대상 27:1 - 27:34 묵상

by 파피루스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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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세우는 사람들: 지도자 명단을 통한 하나님의 섭리

역대상 27장 1절부터 34절까지는 다윗 왕국에서 조직된 12개월 군대 지휘관, 지파의 우두머리, 왕실의 행정 책임자들의 명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 읽으면 단순한 조직표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질서 있게 세워지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영적인 일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회의 구조적 운영도 거룩하게 관리되기를 원하십니다. 이 명단을 묵상할 때, 하나님의 나라에는 각기 맡은 자리가 있고, 그 자리를 성실히 감당할 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영적인 것은 아무렇게나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살아야함을 알려 줍니다.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 더 깊이 묵상해 봅시다.

 

매달 돌아가며 봉사한 군대 지휘관들: 섬김과 준비의 삶

1절부터 15절까지는 이스라엘의 군대가 매달 돌아가며 복무한 12개 반열, 각 반열의 지휘관들이 소개됩니다. 이들은 각 달마다 2만4천 명씩의 군사를 지휘했으며, 다윗 왕에게 속한 군대의 근간을 이루는 자들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섬김의 계절”이라는 개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한 사람에게 모든 짐을 맡기지 않으시고, 공동체가 함께 짐을 나누며 섬기도록 질서를 세우셨습니다.

 

이 군대 조직에서 사용된 “반열”은 히브리어로 “חֲלֻקָה (chalukah)”로, 이는 ‘나눔’이나 ‘구분’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구분하신 질서 안에서 섬김이 이루어지도록 하셨습니다. 이들은 전쟁만 준비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안전과 평안을 지키는 역할을 감당했으며, 영적으로도 이스라엘 백성이 안식을 누리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누군가에게만 짐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돌아가면서 짐을 나눔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조직을 보면, 하나님의 일은 단순한 열정만으로 감당되는 것이 아니라, 계획과 질서, 협력과 교대라는 원칙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뜨거운 열정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분배와 조직이 필요합니다. 신실하게 자리를 지키는 것, 교대로 봉사하는 것, 맡은 일을 일정하게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오늘 본문은 알려줍니다.

또한 각 지휘관들의 이름은 하나님 앞에 기억되는 이름입니다. 비록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특별한 사건 없이도 묵묵히 자신의 달을 섬긴 이들의 이름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은,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수고를 기억하신다는 위로가 됩니다.

 

지파의 통치자들: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십의 의미

16절부터 22절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각각 이끄는 지도자들의 명단이 이어집니다. 여기에 나열된 지도자들은 각 지파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다윗 왕정 하에서 조율하고 섬기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단지 행정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돌보는 영적 리더였습니다.

 

“다스리다”라는 개념은 히브리어로 “נָגִיד (nagid)” 혹은 “שָׂר (sar)”로 표현되며, 이는 단지 위에서 명령하는 존재가 아니라, 앞서 인도하며 책임지는 자를 의미합니다. 성경의 리더는 권력을 행사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백성을 위하여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각 지파의 리더들은 다윗 왕과 협력하며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달하고, 동시에 백성의 삶과 필요를 왕에게 전달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교회 공동체나 가정, 직장 안에서 우리가 맡은 중보적 역할과도 연결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각각의 공동체 안에 세우셔서, 그곳을 돌보고 연결하며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도록 부르십니다.

 

특히 베냐민 지파를 맡은 자는 사울 왕가의 남은 후손으로 보이며, 이는 다윗이 사울의 가문까지도 배려하고 있다는 정치적, 신앙적 포용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증오나 보복이 아니라, 회복과 섬김을 통해 완성됩니다. 이처럼 리더십은 능력 이전에 마음과 자세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왕실 행정 담당자들: 세밀한 관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신실함

25절부터 마지막 34절까지는 다윗 왕의 소유와 국가 자산, 행정적인 세부 부서들을 맡은 이들의 명단이 나옵니다. 여기에는 창고 관리인, 농장 관리자, 포도원 감독, 양 떼와 소 떼를 돌보는 사람들까지 포함됩니다. 이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왕에게 맡기신 자원을 잘 관리하고 나누기 위해 세운 청지기들이었습니다.

 

25절의 “보물창고”는 히브리어로 “אוֹצָר (otsar)”로, 이는 ‘감추어진 것’, ‘귀중히 여겨진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나라 안에서 물질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도구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관리하는 자는 단순한 관리자 이상으로, 하나님 앞에 신실한 청지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들은 각기 자신의 전문성과 환경에 따라 배치된 사람들입니다. 농사를 아는 이는 농지를, 가축을 아는 이는 들판을, 재정을 아는 이는 창고를 맡았습니다. 하나님은 각 사람의 은사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시며, 그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들이 이뤄지게 하십니다. 이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모든 사역은 단지 열심만으로 감당되지 않고, 적절한 재능과 신실함이 필요합니다.

 

이 중 요나단은 다윗의 숙부로, 지혜 있고 서기관이며 교사였다고 기록됩니다(32절). 이는 단지 군사적 통치만이 아니라, 말씀과 지혜의 사역도 동시에 중요하게 여겨졌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나라 안에서는 물질과 행정, 영성과 지식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한 질서와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34절에서 마무리되며, 다윗의 가장 가까운 참모인 아히도벨과 후새가 언급됩니다. 이들은 단순한 조언자가 아니라, 왕의 결정에 깊이 관여하는 자들이었으며, 후에 다윗의 고난 중에도 중요한 역할을 감당합니다. 지도자는 혼자 결정하지 않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조언자들과 함께 뜻을 구할 때 건강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영적인 사람은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영적인 것이 아니라 교만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에게 은혜를 주시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주십니다.

 

마무리

역대상 27장은 단지 행정 명단이나 지휘관들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세밀하고 신실한 구조 속에서 운영되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하나님은 전쟁과 예배, 행정과 리더십, 농장과 창고까지 모든 부분을 관심 있게 다스리십니다. 오늘 우리가 맡은 자리—작든 크든—그 자리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현장입니다. 우리도 다윗의 시대처럼, 하나님께서 맡기신 질서 속에서 충성되게 살아갈 때,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아름답게 세워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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