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빛, 창조의 말씀 (창세기 1:3)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창세기 1장 3절의 간결하면서도 심오한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이 짧은 구절은 단순한 창조의 기록을 넘어,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의 발현, 혼돈으로부터 질서를 창조하시는 지혜, 그리고 어둠 속에 갇힌 인류에게 빛을 비추시는 사랑의 계시를 담고 있습니다. 태초의 텅 빈 공간에 울려 퍼진 하나님의 창조적인 말씀, 그 말씀이 어둠을 찢고 빛을 탄생시키는 놀라운 순간을 마음 깊이 새기며,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동일한 하나님의 능력과 빛을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마르" - 능력의 선포, 창조의 근원
본문에서 "이르시되"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אָמַר'(아마르)는 단순한 발화를 넘어섭니다. 이 단어는 권위 있는 자의 명령, 선포, 결정적인 의지의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마치 왕이 그의 권위를 담아 명령을 내릴 때, 그 명령이 곧 현실이 되듯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무한한 능력으로 말씀을 선포하시자, 존재하지 않던 빛이 창조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을 우리는 이 한 단어, '아마르'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한 소리의 울림이 아니라, 우주 만물을 존재하게 하는 창조의 근원적인 힘인 것입니다.
구약성경 곳곳에서 '아마르'는 하나님의 권위 있는 말씀을 강조할 때 사용됩니다.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백성들에게 전달할 때, 그들은 종종 "여호와의 말씀이니라"(נְאֻם־יְהוָה - 네움 아도나이)라는 엄숙한 선언과 함께 '아마르' 동사를 사용했습니다 (이사야 3:16, 에스겔 13:2 등). 이는 예언자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단순한 인간의 의견이나 생각이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고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시는 하나님의 직접적인 말씀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마르'는 과거의 창조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능력으로 역사하고 있음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이 '아마르'의 의미는 더욱 깊어집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1장 1절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라고 선언하며, 창조의 도구였던 '말씀'(헬라어: 로고스 - λόγος)이 바로 하나님 자신임을 밝힙니다. 태초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아마르'로 빛을 창조하셨듯이, 신약 시대에는 하나님이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 곧 '로고스'를 통해 새로운 창조, 즉 죄와 사망으로부터의 구원 역사를 시작하시고 완성해 가십니다 (요한복음 1:14, 히브리서 1:2). 하나님의 창조적인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절정을 이루며, 우리를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오르" - 생명의 빛, 진리의 계시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아마르")으로 창조된 빛, 'אוֹר'(오르)는 단순한 물리적인 밝음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오르'는 성경 전체를 통해 생명, 기쁨, 구원, 하나님의 임재, 그리고 진리의 계시를 상징하는 핵심적인 단어입니다. 어둠이 혼돈, 절망, 무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의미하는 반면, 빛은 질서, 소망, 지혜,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빛을 창조하심으로써, 혼돈과 어둠으로 가득했던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시고, 생명의 근원을 마련하시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성경에서 '오르'는 다채로운 의미로 사용됩니다. 시편 119편 105절에서 시편 기자는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인생의 어둠 속에서 길을 인도하는 빛으로 비유합니다. 또한, 이사야 9장 2절은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라고 예언하며, 메시아의 오심으로 말미암아 어둠에 갇힌 백성에게 구원의 빛이 임할 것을 선포합니다. 요한일서 1장 5절은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둠이 조금도 없으시니라"라고 선언하며, 하나님 본질 자체가 빛이심을 드러냅니다.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의 참된 빛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요한복음 8장 12절에서 예수님은 스스로를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라고 계시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와 사망의 어둠에 갇힌 인류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밝히 드러내시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빛이십니다. 태초에 하나님의 '아마르'로 창조된 '오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사역을 통해 그 구원론적 의미를 완성하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빛을 선사합니다.
말씀과 빛의 연합 - 창조적 능력과 계시적 은혜
하나님께서 말씀("아마르")으로 빛("오르")을 창조하신 창세기 1장 3절의 사건은 하나님의 창조적인 능력과 계시적인 성격이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구절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생명을 부여하는 능동적인 힘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으로 창조된 빛은 단순한 물리적인 현상을 넘어,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그리고 구원의 진리를 드러내는 강력한 계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은 빛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시편 119:130). "주의 말씀을 열면 빛이 비치어 우둔한 자를 깨닫게 하나이다"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어리석음과 무지를 밝혀주고, 참된 지혜와 깨달음을 줍니다. 말씀을 통해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고, 죄와 사망의 권세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깨닫게 되며, 성령님의 조명하심을 따라 진리 안에서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며 그 빛 가운데 행하며, 그 빛을 세상에 비추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마태복음 5:14-16).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태초에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으로 창조된 빛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능력과 계시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의 권능을 날마다 경험하며,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의 길을 발견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 따라 진리 안에서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빛으로 역사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우리 또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도록 결단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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